벌써 흐지부지? 새정치 혁신위의 운명은...
출발부터 삐걱…한 달 지나도록 눈에 띄는 성과 없어
지난 5월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한 달이 조금 지났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보이지 않아 회의론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혁신위의 토론회에서는 당의 정체성과 지도부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당의 정체성 확립 및 정당강화 방안 마련 토론회’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외부 인사들이 참여해 당 혁신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도 쏟아냈다.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고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진보는 선(善)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한다”고 지적했고, 정해구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당의 얼굴인 최고위원회가 계파를 대표해 매일 싸우다 러브샷을 하는 것은 코미디다”고 꼬집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 역시 “새정치민주연합은 새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활력을 잃은 과거 정당이 됐다”고 철저한 자기반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쓴 소리들이 많이 나왔지만 알맹이가 없었던 행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혁신의 방향을 확실히 정하지 못한 채 기존에 제기됐던 문제점들에 대해서만 반복했던 토론회였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6일 토론회 뿐만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는 출범한 직후부터 낙관론이 그리 많지 않았다. 당 혁신위가 닻을 올린 후 인선된 혁신위원을 놓고 당내에서는 계파 간 잡음이 일었다.
김 위원장에게 너무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어 혁신위의 활동에 제한을 받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당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혁신에 대한 의지는 강하나 문재인 대표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혁신위에서 중심을 잡고 당 개혁의 틀을 확실히 마련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지금의 모습을 보면 과연 제대로 당 혁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과거에도 당혁신을 시도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지난 2012년 대선 패배 후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은 정치혁신위원회를 만들어 당의 체질 개선을 비롯한 모든 것을 혁신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당시 정치혁신위원회는 계파 문제 등 당 안팎에서 지적됐던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혁신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이번 혁신위를 바라보는 시각도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당 혁신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회의적인 시선이 만만치 않는 상황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새정치연합 혁신위를 보면 큰 동력이 없는 것 같아 우려 되는 부분이 많다”면서 “어떻게 보면 이번이 당을 혁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는데 한 달이 지나도록 뭔가 성과가 보이지 않아 혁신 성공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해구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가 과거 민주당 정치혁신위와 비교하면 성공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면서 “단 문제는 혁신위의 혁신안을 당이 수용해야 한다”며 혁신위의 권위를 높여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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