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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교과서 찬반, 광화문서 '서명운동' 맞불


입력 2015.10.20 18:26 수정 2015.10.20 18:27        박진여 기자

찬반, 몇 백 미터 거리 두고 서명운동·묵음시위 이어가

보수시민단체 엄마부대봉사단은 20일 청계광장 근처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지지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데일리안

현재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두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찬반대립이 한창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는 쪽은 서명운동과 묵음시위를, 이를 ‘저지’하는 쪽은 서명운동과 동시에 진을 치고 앉아 시위 범위를 넓혀가는 형국이다.

20일 오후 청계광장을 따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찬성하는 단체와 반대하는 단체가 단 몇 백 미터 거리를 두고 대치했다.

이날 보수시민단체 엄마부대봉사단은 좋은교과서만들기시민연대를 비롯한 6개의 단체를 대표해 ‘학부모’의 이름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이들은 청계광장 앞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출구에 자리를 잡고 간이테이블을 꾸려 준비한 팻말을 세우고 서명지를 펼쳤다.

해당 팻말들에는 “병든 교과서, 좌편향 교과서 퇴출”, “좋은 교과서, 정직한 교과서, 올바른 교과서. 국정화 지지”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뜻을 함께 하는 시민들이 하나 둘 동참하자 엄마부대는 마이크를 잡고 “북한의 실패한 주체사상을 옹호하는 교과서를 보고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겠나”라며 “국정 교과서로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들은 “국정이냐 검정이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객관적 사실과 헌법정신에 입각한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20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저지하는 서명운동을 펼쳤다. ⓒ데일리안

같은 날 오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470여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가 청계광장의 일명 ‘소라탑’ 근처에 진을 치고 앉아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친일·유신독재 회귀의 역사쿠데타를 멈춰라”라는 내용이 담긴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이보다 더 큰 현수막 두어 개를 땅에 펼쳐둔 채 정좌로 앉아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현수막에는 “유신독재 회귀하는 국정교과서 반대한다”라는 내용을 비롯해 “박근혜에 의한, 박정희를 위한 국정 역사교과서 즉각 철회하라”, “(김무성 얼굴을 오려 넣어) 친일독재미화 방법은 역시 국정교과서뿐”이라는 내용의 정부·여당을 겨냥한 메시지가 담겼다.

또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팻말들은 근처 횡단보도에 설치된 차량진입 방지용 돌기둥마다 줄줄이 세워지기도 했다.

더불어 같은 시각 광화문 광장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의원들이 마이크를 잡고 “민생파탄도 모자라서 역사파탄까지(할 것이냐)”라며 목청을 높였다.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정화를 반대하는 역사학자, 교사의 입장 △친일과 독재 미화는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 △국정화 교과서로 수능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 △현재 국정화 교과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과 비교를 통해 정부 방침에 반하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이처럼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관련 찬반이 단 몇 백 미터를 사이에 두고 대립각을 세운 것은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 16일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을 비롯한 애국단체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현 검인정 교과서의 좌편향성을 지적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는 팻말을 내걸고 묵음시위를 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이 내건 팻말에는 “좌편향 역사교과서 집필진·출판사 강력 수사! 엄단하라!”, “올바른 역사교과서 온 국민과 함께 적극 환영한다!” 등의 내용이 실렸다.

이때 묵음시위를 이어가던 애국단체 바로 맞은편에는 대학생들이 모여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대학생 시국선언’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들은 “우리는 또 다른 침몰을 지켜봐야만 하는가”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들고 “민주주의에서 개인은 비판적 사고의 주체이자 국가의 주권자로서 국가의 역사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지 선택할 자유가 있다”며 “권력이 필요에 따라 역사를 재단함으로써 대표자의 본분에서 벗어나 지배자가 되려는 움직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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