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된 호텔 '앰배서더', '카니발라이제이션'우려 성장 정체
17개 호텔 중 12개 서울·경기권 집중, 같은 상권서 출혈 경쟁...최고급 브랜드 이미지 약해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호텔전문그룹 '앰배서더'가 서울권을 중심으로 호텔을 다수 오픈하고 있어 '카니발라이제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 호텔의 공급과잉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같은 호텔 브랜드 간에 같은 상권에서 경쟁하는 격이다. 앰배서더호텔 그룹이 60년간 국내에 최고급 호텔 이미지를 굳히지 못한 것도 취약점으로 꼽힌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앰배서더호텔 그룹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이비스타일 앰배서더 명동, 이비스버젯 앰배서더 동대문,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등을 오픈했다.
하지만 이들 브랜드들 대부분이 서울 경기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현재 앰배서더는 국내에 총 17개의 호텔을 운영 중이다 . 이중 서울에는 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을 비롯해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독산, 이비스 앰배서더 명동·인사동 등 9개의 호텔들이 집중돼 있다. 인천과 수원까지 포함하면 12개의 호텔이 서울·경기권에 집중돼 있다.
반면 대구와 창원에는 각 1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산에는 3개의 호텔들이 있다.
이런 영향으로 같은 호텔 브랜드간의 경쟁 심화로 '카니발라이제이션' 우려도 낳고 있다. '카니발라이제이션'은 한 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한 상권에 같은 호텔 브랜드끼리 출혈경쟁을 펼치는 식이다.
실제 앰배서더는 기존 이비스 앰배서더 명동이 있지만, 올해 명동 상권에 이비스스타일 앰배서더를 오픈했다. 인사동과 동대문까지 포함하면 종로와 중구 상권에 4개의 이비스 브랜드가 있는 것이다.
강남 지역 역시 테헤란로에 머큐어 앰배서더 강남과 이비스스타일 앰배서더 강남이 있고 노보텔앰배서더 강남도 역삼동에 위치해 서로 경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앰배서더는 국내에 거의 유일한 호텔 전문 그룹인데 전국에 고루 호텔 브랜드들을 오픈하지 못하고 비슷한 상권에 오픈해 오히려 같은 브랜드들끼리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호텔 측에서는 브랜드마다 조금씩 성격이 다르다고 하겠지만 외부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정지서 앰배서더 홍보실장은 "의도적으로 서울권 중심 및 비슷한 상권에 오픈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며 관광객들이 이 지역에 많이 모이고 개발 사업을 하다보면 투자자들이 서울 지역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앰배서더가 국내에 최고급 브랜드가 아닌 이비스나 머큐어 등 비즈니스급 위주로 유치하고 있다는 점도 호텔 이미지에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앰배서더는 1987년 프랑스 호텔 체인인 아코르 그룹화 합자 투자 계약을 통해 노보텔, 머큐어, 이비스 등의 브랜드들을 국내에 유치했다. 하지만 소피텔 레전드, 소피텔 소 등의 최고급 브랜드들은 아직 국내에 유치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호텔 브랜드를 유치할 때 파크하얏트, W호텔, JW메리어트 등 최고급들을 우선 유치해 호텔 이미지를 높게 가져가려 하는데, 앰배서더는 60년이라는 역사를 지니기는 했으나 이런 노력은 크게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1995년 설립된 앰배서더는 1987년 아코르그룹과 합자 투자 계약을 체결해 풀만, 노보텔, 이비스 등의 호텔 브랜드들을 국내서 운영하고 있다. 법인명은 서한사이며 서정호 회장이 36.32%, (주)의종이 24.3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주)의종은 신규호텔 개발용역업과 부동산임대업을 하고 있으며 서 회장 15.12%, 정연숙 감사 14.98%, 서유진(39.94%), 서진희(14.98%), 서조안(14.98%) 등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가족 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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