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차남 현철 "이렇게 추운날 데려가시나" 오열
<현장>손 여사, 고령에 몸이 불편 발인예배도 불참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을 떠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발인식을 보기위해 100여명의 추모객이 몰렸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이 그토록 아꼈던 손명숙 여사는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26일 오전 10시 김장환 목사의 집전 아래 시작된 발인예배에도 손 여사는 보이지 않았다. 이 자리에는 유족과 이홍국 전 국무총리, 권영해 전 국방부 장관, 이석채 전 정통부 장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는 강당 앞쪽에 놓인 영정사진을 이따금 보는 등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나머지 유족들은 흐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훔치며 예배에 집중했다.
이날 현철 씨는 '영광의 시간은 짧았고 고통과 번뇌의 시간은 길었다'는 문장으로 가족 대표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어 "아버님께서 자주 쓰시던 말씀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정말 간절히 기도하셨다"며 "그 간절한 기도의 결실로 이 나라의 민주주의, 민주화의 영광을 얻으셨다고 생각한다"고 목이 잠긴 채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다 "이 추운날, 왜 이렇게 추운날 하나님께서 아버님을 데려가려고 하시나"라는 말에서는 떨림과 흐느낌이 전달됐다. 그는 끝으로 "아버님을 통해서 이 땅에 진정한 통합과 화합이란 메시지를 보내주셨다고 생각한다. 천국에 들어가셨다고 생각한다"고 인사말을 마쳤다.
앞서 추모시를 낭독한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폭압과 불의의 밤과 맞서 싸우시던 님의 그 사자후의 목청은 여전히 우리 가슴을 울리는데 왜 아무 말씀 없으신가요"라며 "그도록 원하셨던 민주주의는 문민정부로 꽃 피웠는데 남북통일을 보고 가지 못한 님 생각하면 가슴 아린다"며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해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5일장 마지막 날에도 일반인 조문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연신 훌쩍 거리며 방명록을 쓰던 한 50대 여성은 "(남편이) 운동권인 민족예술가였는데 주민등록증도 없어 고생을 많이 했다"며 "그런데 선생님(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되면 너희들부터 복권해 준다'고 약속해 대통령 되자마자 바로 복권됐다"고 흐느꼈다.
이어 "학생운동 하느라 졸업장도 없고 그래서 살아가기 막막했었다"며 "그런 사람들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은인이다"고 김 전 대통령을 회상했다.
김 전 대통령 5일장 마지막 날인 26일 조문객은 1700여명이 방문했으며 누적 방문객은 3만740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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