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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반장보다 못한...집권여당 대표 자리....


입력 2016.03.20 10:02 수정 2016.03.22 10:41        문대현 기자

<기자수첩>원내대표·공관위원장 당 대표 향해 '파상공세'

당 대표 추락할수록 당의 권위도 떨어진다는 걸 알아야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의 계파간 공천 갈등이 극심한 가운데 김무성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정회 된 후 문틈으로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최근 공천 과정을 둘러싸고 새누리당이 극심한 내홍을 앓고 있는 가운데 김무성 대표가 완전히 무력화된 모양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김 대표와 계속 장외설전을 벌이고 있고, 원유철 원내대표는 대표가 부재한 상황에서 최고위원 간담회를 진행했다. 집권여당의 대표가 완전히 무시 받고 있다.

새누리당 공보실은 16일 오후 9시 33분, 출입기자들에게 17일 최고위원회의가 취소됐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김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었지만 어떤 이유인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17일 오전, 기자들 사이에서는 원 원내대표가 김 대표를 배제한 채 최고위를 강행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술렁였다. 전국의 당원들이 참석한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 대표의 권위가 완전히 바닥으로 추락한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서열상 아래인 원 원대대표가 김 대표를 무시하는 듯한 뉘앙스로도 비춰졌다.

이런 시선을 감지했을까. 원 원내대표는 서청원·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 김정훈 정책위의장과 함께 최고위 대신 '최고위원 간담회'로 바꿔 만남을 진행했다. 당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당내 기구에서 결정된 사안을 최종 의결하는 최고위 대신 단순히 당무에 대한 의견을 서로 교환하는 자리로만 마무리한 것이다.

원 원내대표는 브리핑에서 "오늘은 정례적인 최고위가 있는 날이지만 당대표께서 최고위 개최를 안 하기로 했기 때문에 최고위원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현안 논의를 했다"고 모임 의미를 밝혔다. 이후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오늘 경선 결과가 많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모아서 내일 최고위를 열어 (의결) 하려고 한다. 자기들끼리 간담회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내가 뭐라고 말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쿨하게 넘겼다.

하지만 김 대표로서는 자신을 제외한 채 지도부가 무언가를 논의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존심에 상당한 금이 갈 만한 일이었다. 특히 간담회에서는 공천안을 보류한 김 대표를 향해 사과를 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확인돼 김 대표로서는 더욱 아프게 됐다.

원 원내대표는 "(김 대표가) 공관위에 일체 관여를 하지 않기로 해놓고 얼마 안 돼서 다시 이렇게 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자칫 하면 당의 분란을 재촉할 수 있는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앞으로는 절대로 최고위는 공관위의 공천 과정과 심사 과정에 대해서 위축시키는 일을 하면 안 된다"며 "공관위의 독립성을 훼손하면 안 된다"고 직설했다. 당 서열 2위인 원내대표가 서열 1위 당 대표를 향해 '경고성 멘트'를 날리는 사태까지 벌어진 것이다.

김무성 기자회견에 이한구 즉각 대응사격, 언론 향해 "김무성, 자꾸 사고 쳐"

이한구 위원장과 김 대표의 관계도 최악이다. 이 위원장은 '위원장'이라는 날개를 달고 김 대표를 향해 융단폭격을 가하고 있다. 그는 이른바 '진박' 후보들이 현역 의원과 유력한 경쟁 후보를 밀어내고 공천 받은 것에 이의를 제기한 김 대표를 향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꾸 사고를 친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김 대표의 태클에 걸려 공관위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16일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공천 탈락한 주호영 의원을 비호했다. 또 이재오 의원도 언급하며 "원내대표를 두 번이나 한 인물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땐 가장 앞장서서 싸운 인물"이라며 "이제 와서 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다고 탈락시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그 직후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그는 당사에서 김 대표의 기자회견 소식을 듣고 "공관위 내부 논의 결과 요구를 반려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자칫 공관위가 당헌당규를 위반하고 임의로 결정하는 듯한 뉘앙스가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대표의 의견을 단칼에 묵살해버린 것이다.

'개혁'과 '혁신'을 기조로 상향식 공천을 주장한 김 대표가 궁색한 처지에 놓였다. 김 대표가 친박계 지도부와 이 위원장에 의해 두 손 두 발 꽁꽁 묶이면서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자 공천은 참혹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야당은 즉각 논평을 통해 맹비난에 나선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16일 논평으로 "최근 새누리당 대구,경북 지역 공천 결과는 학살이나 다름 없다"고 했고 김정현 국민의당 대변인도 같은 날 "당대표와 공관위원장이 서로 삿대질을 하는 것을 보고 국민들은 혀를 차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리원 정의당 부대변인 역시 18일 논평을 내 "새누리당의 공천 추태는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밝혔다.

여당이 이렇게까지 몰리게 된 것은 당 대표에 대한 예우가 사라졌다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14년 7월 14일 전당대회에서 선거인단투표와 여론조사를 통해 총 5만 2702표를 얻어 당선됐다. 2위 서청원 현 최고위원과는 무려 14409표나 차이가 날 만큼 압승이었다. 전국 당원에 의해 선택된 당 대표는 그만큼의 책임과 권위를 부여 받은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최근 공천 과정에서 김 대표의 권위는 온데 간데 없어지고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새누리당은 평소 야당에 비해 당 조직도에 의한 수직관계가 뚜렷하고 지위에 따른 역할 분담이 뚜렷하다고 평가 받아왔다. 이는 당의 매끄러운 의사 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된 측면이 있었다. 여야 원내지도부 간 합의된 것이 의원총회에서 묵살 당하기도 하는 야당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비춰졌다.

하지만 이는 '옛날 얘기'가 됐다. 대표가 어떤 의견을 내놓으면 원내대표가 사과를 요구하고 공관위원장은 '사고를 치고 있다'고 비판한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 선출된 반장조차도 같은 반 학생들을 대표해 권위를 부여 받고 담임선생님은 반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보다 스케일이 큰 전교학생회장의 경우 말할 것도 없다.

이에 비해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에서 새누리당원을 대표하는 '새누리반장' 김 대표의 모습은 너무나도 초라하다. 당 대표의 권위가 추락할수록 당의 권위 또한 동반 추락한다는 것을 일부 인사들은 모르는 걸까.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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