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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문재인 사람들...싱크탱크 '한 자리' 노리나


입력 2016.10.10 18:01 수정 2016.10.10 18:02        조정한 기자

싱크탱크 내부서 알력 다툼 조짐 "선공후사 해라" 조언

정치권 "'한 자리' 욕심 당연히 있는 것...지켜봐야"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선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가칭)' 창립 준비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대선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가칭)' 창립 준비 심포지엄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싱크탱크 내부서 알력 다툼 조짐 "선공후사 해라" 조언
정치권 "'한 자리' 욕심 당연히 있는 것...지켜봐야"

2017 대선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문재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가칭)은 그에게 독일까 약일까.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도움을 줬던 구(舊) 전문가 그룹과 이번 대선에서 문 전 대표의 승리를 확신하는 신(新) 전문가 그룹 간 보이지 않는 알력 다툼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달 한 행사에 참석한 문 전 대표는 축사에서 "지난 대선 때는 제가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채 정말 벼락치기로 대선에 임했다"며 "내년에는 정권 교체를 꼭 이루겠다는 것을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대선 준비에 자신감을 보였던 그는 꼭 한 달 뒤인 10월 싱크탱크를 통해 '국가 대개조' '국민이 돈을 버는 소득 성장' 등을 구체적인 비전을 내놨다.

정치권에선 문 전 대표의 이번 싱크탱크가 지난 대선에서 '벼락치기' 비전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 '담쟁이포럼'보다도 더 다양한 전문가와 교수진으로 구성됐다고 반기는 모양새지만, 내부에선 벌써부터 문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구 대선팀'과 '신 대선팀'의 '한 자리' 싸움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야권의 대선 잠룡들과 친분 관계가 있지만 이번에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에 들어간 한 교수는 "비밀리에 1년 동안 문 전 대표 측과 싱크탱크 이야기를 해왔다. 측근들 모르게 일을 진행해서 아마 많이들 놀랐을 것이다"며 "(문 전 대표가) 아직 대통령은 아니지만 왜 다들 이쪽에서 활동하려고 하겠냐. 자리 욕심 없다면 거짓말이다"고 고백했다.

이어 싱크탱크 내 미묘한 기류도 전했다. 그는 "싱크탱크에서 자문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절대적으로 선공후사해라. 뭘 바라고 일하지 말고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일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며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이런 우려가 나오는 건 당연하지만 워낙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뭘 얻어 간다는 확신도 하기 힘들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야권 관계자 또한 교수와 전문가 등 500여 명으로 구성된 싱크탱크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난 대선 실패는 문 전 대표에게는 빚이다"라며 "싱크탱크에 이번에 영입된 인사들 제외하고 지난 2012년부터 문 전 대표를 알음알음 도왔던 사람들은 일정 부분 보상을 받고 싶어 할 것이다. 자리는 소수인데 노리는 사람은 많은 셈이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10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역대 정권마다 싱크탱크가 '한 자리'를 얻기 위한 통로로서 생각돼 왔다. 전혀 놀라울 것 없는 이야기다"라며 "아직 알력 다툼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그런 조짐이 보인다면 이번에도 달라진 것 하나 없는 싱크탱크로 평가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 또한 "문 전 대표가 누굴 챙길 것인지는 '연말 시상식'처럼 쉽게 생각하면 된다"며 "연말에 임팩트 있었던 드라마나 노래가 상을 타는 것처럼 패배한 지난 대선보다 다가오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큰 역할을 했던 사람에게 한 자리가 돌아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박승 한은 총재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싱크탱크 참여 이유를 밝혔다. 한 총재는 "문재인 대표는 현재 유력 후보 중에 하나고 이 분이 대통령 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은 상태다"라며 "만일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 경제 정책이 다른 방향으로 가도록 돕는 일을 우리 경제전문가들이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 '내가 만약 그 자리를 맡는다면 나는 중도 실용주의적 노선에서 정책을 구상하고 자문을 하게 될 것인데 그래도 좋겠는가'라고 물었더니 '좋다. 오히려 자기는 그래서 나를 꼭 그 자리로 모시고 싶다'고 했다"며 "그래서 즉석에서 제가 흔쾌히 (알았다고)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논란이 되고 있는 김종인 전 더민주 비상대책위원장 대표가 말한 '경제민주화'와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에 대해선 "방향은 같으나 포괄범위는 국민성장이 훨씬 크다"고 답했다. 그는 "국민성장은 재벌성장이나 국가성장과 대비되는 이야기다"며 "국민성장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안전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정책이고 경제민주화는 그러한 국민성장을 달성하는 하나의 부분이자 실현하는 수단이다"라고 구분했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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