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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탈퇴' 언급 못하는 시중은행 왜?


입력 2016.12.09 15:10 수정 2016.12.09 17:53        배근미 기자

권선주 기은 행장 "탈퇴 검토 끝, 12일 신청서 제출" 산은도 동참

시중은행, 전경련 회원사와의 거래관계 의식…"탈퇴 추이 지켜본 뒤 결정"

최근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 내 전경련 탈퇴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민간은행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주요 대기업 등이 포진된 전경련 회원사 가입을 통해 치열한 영업 경쟁을 벌여온 시중은행들은 이번 탈퇴로 기업 대상 영업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데일리안

주요 시중은행들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 여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재벌 총수들의 전경련 탈퇴 의사로 회원사의 이탈이 러시를 이루고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의 동참 기류도 확산되고 있지만 유독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권선주 기은 행장 "탈퇴 검토 끝...12일 신청서 제출" 산은도 동참

국책은행들의 전경련 탈퇴는 급류를 타고 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전경련 탈퇴에 대한 검토는 전부 끝났다”며 “오는 12일 전경련 측에 탈퇴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도 이번 금융권 탈퇴 러시에 동참했다. 이동걸 회장을 대신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대현 산은 수석부행장 역시 전경련 회원사 유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다음 주 내로 내부 조율을 거친 뒤 전경련에서 공식 탈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비선실세’ 최순실 자금 모금창구로 전락한 전경련에 공기업이 가입되어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행보로 보여진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민간단체로 여겨졌던 전경련에 공기업이 속해있다는 자체가 황당한 상황"이라며 "결국 이들 금융공기관들이 전경련에 낸 연간 수천만원대 회비 상당부분이 국민 세금을 통해 빠져나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논란이 확산되기 전에 이처럼 빠른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금융권 탈퇴 러시에도 눈치게임만 "기업 움직임 주시 중"

반면 금융공공기관들의 움직임과 달리 전경련 탈퇴를 둘러싼 시중은행들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전경련 회원사로 등록된 시중은행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으로 NH농협은행을 제외한 총 5개 은행(기은 포함)이 가입돼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모두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며 전경련 탈퇴에 대한 답변을 사실상 유보했다.

이른바 '정경유착'이라는 여론 악화에도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전경련에 대한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그동안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시중은행들의 영업 경쟁에서 비롯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업계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로 자칫 전경련 소속 대기업과의 거래 유지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결국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기업여신 감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이 여전히 수익성 높고 안정적인 대기업과의 거래를 선호하고 이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전경련 회원사로서의 울타리가 기업과의 관계 유지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해 온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현재 전경련이 내부 혁신을 통한 변화를 천명한 상황에서 결국 시중은행들의 전경련 탈퇴 여부는 전경련에 소속돼 있는 주요 기업들의 행보와도 사실상 일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전경련이 해체 대신 싱크탱크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기업 영업 비중이 적지 않은 시중은행들이 섣불리 탈퇴하겠다고 나서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라며 "결국 시중은행들은 주요 민간기업들의 전경련 탈퇴가 현실화될 지 여부를 지켜본 뒤에야 탈퇴 여부를 명확히 밝힐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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