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혁신? 대선정국 이끌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전대 앞둔 당내 헤게모니 전초전
주승용 vs 김성식 맞대결 승자는?
주승용 vs 김성식 맞대결 승자는?
국민의당 신임 원내대표 후보로 주승용 의원과 김성식 의원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승리한 의원은 향후 닥칠 대선 정국에서 여당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27일 탈당한 비박계 의원들이 창당할 가칭 '개혁보수신당'과의 협상사령탑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다.
특히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나선 주 의원과 김 의원이 각각 '경륜'과 '혁신'을 키워드로 내건데다, 투표권이 당의 중요한 기둥인 국회의원에게만 주어져 국회의원들의 성향, 향후 국민의당의 정국 운영 등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모인다.
당초 호남 지역 4선이자 그동안 원내대표직에 큰 관심을 보여온 주승용 의원의 약간 우세가 점쳐졌으나, '정책 전문성'과 '혁신'을 기치로 내건 김성식 정책위의장이 의원들 사이 선전하는것으로 알려져 선거는 양측이 '백중세'인 것으로 보인다.
주 의원은 26일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개혁보수신당'의 출현을 앞두고 제4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며 "이럴 때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안정된 원내지도부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또한 "국민의당의 뿌리는 호남"이라며 "뿌리가 튼튼해야 좋은 열매를 맺듯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이 중심이 되었을 때 대선 승리도 가능하다. 제가 그 길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당은 '호남당', '안철수사당(私黨)'이라는 두 가지 이미지에서 벗어나야한다는 딜레마가 있다"고 언급했다. 상대인 김성식 의원의 지역구가 '비호남'인 점과 김 의원이 안철수계로 불리는 점을 공략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는 같은 4선이자 전북 지역 출신 조배숙 의원을 선택했다. 조 의원은 최초의 여성 검사 출신으로 전북 익산에서 4선 의원을 지냈다. 주 의원이 밝힌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안정된 원내지도부'에 부합하는 적절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대 앞둔 당내 헤게모니 전초전 성격도
주 의원보다 앞서 원내대표직 출마 의사를 밝힌 김성식 의원은 국민의당의 전국정당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이 더 큰 민심을 담아내는 국민의당 혁신의 골든타임"이라며 "호남, 영남, 수도권을 망라하면서 승리하는 국민의당으로 나아가는 윤활유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부산 출신, 서울 지역구 국회의원이다.
김 의원은 러닝메이트로 권은희 의원을 낙점했다. 권 의원은 지난 2013년, 정권의 힘이 가장 서슬퍼렇게 살아있을 때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검찰의 수사 외압을 폭로한 장본인이다. 더불어 국민의당 창당시부터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을 역임하며 당의 정책적 노선 실무를 담당해온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52년생인 주승용 의원과 56년생인 조배숙 의원에 비해 김 의원(58년생)과 권 의원(74년생)이 재선이고 상대적으로 젊다는 점도 '젊고 개혁적인 쇄신 이미지'에 힘을 싣는다는 분석이다. '당의 지역적 한계 극복'이라는 측면에서도 김 의원이 주 의원에 비해 갖는 강점으로 평가된다. 한 당 관계자는 "박지원·정동영 의원 둘중 한 분이 당 대표가 된다는 전제하에 당 대표도 호남, 원내대표도 호남, 정책위의장도 호남은 지역적으로 너무 매몰된다는 평가가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권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당내 헤게모니 싸움의 '중간 성적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 다수인 '호남 중진'(주승용)과 당 최대 주주인 창업주 '안철수계'(김성식)간 대결구도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주 의원은 이 같은 시각을 의식했는지 '안철수 사당'을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양측은 어느 한 쪽의 우세를 점치지 못할만큼 '백중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A의원은 "당내 의원들 선거는 예측이 불가능하다"면서도 "2, 3표 차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안철수계'로 알려진 B의원은 "15표 정도는 각자 나눠 가졌고 5표 내외가 승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본다"며 "지금은 각자 확실한 표인 '집토끼' 단속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한편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거쳐 오는 29일 오전 의원총회를 통해 원내대표와 정책위 의장을 동시에 선출한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