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문(非文) 주자 전략? '문재인과 차별화'에 방점
"문재인 대체재? NO" 발언수위 높이고
'개헌 논의'서 문재인과 대립각 세우기도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더불어민주당 비문(비문재인)주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존재감 드러내기다. 특히 당내 경선을 앞둔 이들에겐 지지율 1위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와의 '차별성'을 어떻게 두느냐가 전략의 핵심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경우 캠프 신장세(伸張勢)에서 문 전 대표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시장이 당 대선주자 중 여론조사 지지율 2위를 달리며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친문(친 문재인)계와 거리를 뒀던 의원들은 물론, 그룹 분류가 확실치 않았던 인사들까지 이재명 캠프로 모여들고 있어서다.
지난 3일 비례대표인 제윤경 의원이 이 시장의 대변인격 역할을 맡은 데 이어, 김영진 의원도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열린 이 시장 초청 토론회에는 당 비주류 그룹 중진인 정성호 유승희 의원을 비롯해 소속 의원 79명이 초청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간 문 전 대표와 공개적으로 날을 세워온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공개적으로 이 시장을 추켜세운 만큼, 이 시장이 비문계를 중심으로 당내 기반을 다질 가능성도 크다.
문 전 대표와 같은 참여정부 출신 안희정 충남지사는 요즘 부쩍 '화력'을 높였다. 대표적인 친노(친 노무현)인사로 꼽히면서도 '노무현의 적자'라는 무게감을 지녔지만, 그간 타 주자군에 비해 강도 높은 발언이 많지 않아 발언이나 행보만으로는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특히 당내에선 선배격인 문 전 대표를 고려해 안 지사가 차차기 대선을 위한 준비 중이라는 평이 적지 않았다. '페이스 메이커'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4일 안 지사는 '차차기 프레임은 거두어달라'는 내용의 글을 SNS에 제개하고 "저는 이번 19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예행연습 또는 '문재인 대체재'를 벗어나 이번 대선의 독자적인 주자로 발돋움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아울러 박원순 서울시장은 개헌을 위한 대통령 임기 단축 문제와 관련해 문 전 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 전 대표가 지난달 29일 "대청산과 개혁을 해내려면 임기 5년도 짧다"며 "지금 3년 임기 단축을 말한다면 다음 정부는 개헌을 위한 과도정부라는 의미밖에 안 된다"고 주장하자, 박 시장은 다음날 "3년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서울시정 경험을 바탕으로 문 전 대표와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박 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3년 동안 촛불 민심이 강력한 이때 개혁을 못 해내면 언제 한단 말이냐"며 "차기 정부는 유능한 혁신가가 맡아야 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김부겸 의원의 경우, 대선판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헌법 개정과 관련해 문 전 대표와 또렷이 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문 전 대표가 개헌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일 때부터 김 의원은 개헌 추진 토론회를 적극 개최하는 등 대선 전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김 의원은 또 최근 민주연구원의 '개헌 저지 문건' 파동이 일자, 개인 명의로 당 차원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가 하면, 당 소속 초선 의원 20명과 공동 성명을 내고 "당 공식기구가 개헌 논의를 막고 특정인물을 대선후보로 기정사실화 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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