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부지 제공 롯데, 中 보복 후폭풍 발화점은
중국에 10조원대 투자 22개 계열사 실적 좌우
오는 3월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첫 고비
롯데그룹이 경북 성주 롯데스카이힐골프장(성주골프장)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로 제공하기로 최종 확정하면서 중국의 보복 시기와 강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의 대응 수준은 롯데의 거의 모든 계열사의 실적을 좌지우지할 메가톤급 이슈로 재계의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롯데그룹이 28일 국방부와 주한미군 사드 배치 부지 확보를 위한 부지 교환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중국의 보복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일단 롯데의 중국내 사업규로를 보면 롯데는 1994년 중국 진출 이후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중국에 투자해왔다. 롯데제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120여개 사업장, 2만6000여명 임직원을 두고 있다. 연간 중국 매출 규모는 3조2000억원 수준으로 그룹 전체 85조원의 3.8% 수준에 이른다. 국내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 매출도 80% 중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그 만큼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중국 당국은 지속적으로 롯데를 압박해왔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11월 말 롯데그룹 계열사 현지법인에 대한 동시다발적 세무조사를 진행했고 백화점과 마트 등 사업장에 대해서도 불시 소방, 위생 점검을 실시했다. 롯데가 약 3조원을 들여 중국 선양에 추진 중인 '중국판 롯데월드' 사업도 소방 점검 후 일시 중단시켰다.
앞으로 예상 가능한 보복 조치로는 중국내 롯데 계열사에 대한 전방위적인 세무조사와 소방 점검 재개, 소비자 불매 운동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다음달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에 롯데가 현지 언론 등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CCTV는 해마다 이날 특정 외국기업을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3.15 완후이'의 제물로 삼아왔다. 이번 표적은 롯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도 지난 27일 "단호히 필요한 조치를 취해 우리의 안전이익을 지킬 것이며 이에 따른 모든 결과는 한미 양국의 책임"이라고 고강도 보복을 예고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이 무차별적으로 보복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롯데가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고 수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신중하게 대응할 것이는 기대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중국에서 얻어가는 이익만을 생각하고 이로 인해 중국에서 발생하는 일자리 등 이득을 간과하고 있다"며 "제재로 인한 중국측 손실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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