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헛공약 난무...너도나도 "청와대 문턱 낮추겠다"
문재인-안철수 등 권력 내려놓기 경쟁…무모한 공약' 지적
前 청와대 관계자 "경호원칙 전혀 고려 없는 황당한 발상"
'서울 종로구 세종로 1번지'. 대한민국 권력의 중심이자 대선주자들이 꿈꾸는 곳이다. 최근 대선주자들은 경쟁적으로 청와대 개편을 약속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청와대의 '불통‧밀실‧비선‧문고리' 정치에 성난 민심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의 목소리는 청와대의 폐쇄적인 구조를 깨고 '개방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도 안희정도 안철수도 '청와대를 국민 품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청와대 개편 공약은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청와대를 개방해 관광·휴식 명소로 만들고, 광화문에 있는 대통령의 24시간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청와대 본관의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이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와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는 청와대를 세종시로 옮기겠다고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청와대에 '촛불혁명기념관'을 설치하고 국민에게 개방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 본관 집무실을 폐쇄하겠다"고 했다. 다만 그는 "문 전 대표가 얘기한 것처럼 정부종합청사로 옮기는 비현실적이고 황당한 공약은 하지 않겠다"고 지적했다.
前 청와대 관계자 "경호원칙 전혀 고려 없는 황당한 발상"
이와 관련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청와대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곳이다. 청와대 직원들과 대통령 집무실, 관저가 각각 떨어져 있으면 국정운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없다"며 "실제 국회의원회관에서 의원과 보좌관이 따로 분리되어 일한다고 생각해보라.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광화문 집무실'은 대통령 경호원칙에서 '불가'요인이다. 오히려 광화문 주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청와대 경호실 입장에선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은 '잠재적 위협'이다.
"대통령이 어떤 건물의 5층에 들어서면, 위아래 4층과 6층을 막아두는 게 대통령실의 경호 원칙이다. 대통령이 위치한 방의 양옆 방 역시 통제하게 된다. 정부청사에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설 경우, 주변을 둘러친 건물의 창문을 다 막든지 일일이 감시를 해야 한다. 주변을 걷는 시민들의 동선도 통제할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나."
대통령 수행에서 경호실이 가장 긴장하는 장소는 '불특정다수가 밀집된 곳'이라고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재임 당시 야구장 시구를 계획했다가 일정이 외부로 알려져 취소되기도 했다. 서울 광화문은 야구장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응집한 곳이다. 하지만 문 전 대표를 비롯한 '청와대 개편'을 공약한 대선주자들은 '광화문 집무실 이전'과 관련 경호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 대선 당시 안 전 대표가 '청와대 이전 공약'을 내놓았을 때에도 문 전 대표 측에선 현실성 문제를 지적하며 반대의견을 표시한 바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