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진실투쟁은 'ing'…낮은 자세로 '파장' 최소화
굳은 표정으로 동정론 자극…준비된 '두마디' 남겨
구속수사 여부 따라 '동정론-처벌론' 여론 갈릴 듯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울 중앙지검 포토라인 앞에서 짧은 두 마디를 남기고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처음으로 밝힌 육성 메시지다. 무엇보다 대선 정국을 뒤흔들 결정적 '한방'은 없었다. 그의 발언은 검찰 포토라인 앞 '공식 멘트'에 가깝다.
결정적 '한방' 없었지만...'첫 유감 표명+진실투쟁' 담아
남색 코트차림의 박 전 대통령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두 손을 모은 채 취재진을 향해 입을 뗐다. '송구하다'는 입장을 먼저 밝힌 뒤 준비한 문장을 더듬어내듯 한 템포를 쉬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긴 침묵에 비하면 짧은 메시지지만, 정교하게 준비된 함축적인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박 전 대통령측은 "준비한 메시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성실조사' 발언은 지난 12일 자택 복귀 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진실투쟁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송구하다는 입장은 파면 이후 처음으로 밝힌 유감표명이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하느냐', '아직도 이 자리에 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느냐'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정교하게 준비된 두 마디…친박 "표정만 봐도 슬프지 않나"
이날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과정을 지켜본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는 "표정만 봐도 슬프다. 눈이 글썽거려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특별한 메시지는 없었지만, 박 전 대통령의 표정만으로 동정론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은 기존보다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그동안 "거짓말로 쌓아 올린 산"이고 "완전히 엮은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지만, 검찰로 향하는 길목 앞에선 한층 신중한 모습이었다.
구속수사 여부 따라 '동정론-처벌론' 여론 갈릴 듯
또 다른 여권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뜯어보면 수비전략만 생각한 듯하다"고 했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이 가장 먼저 방어해야 할 부분은 '구속수사'다.
법조계에선 박 전 대통령의 조사받는 태도나 대응 방향 등 상황에 따라 검찰이 구속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를 둘러싼 여론의 향배 역시 구속수사 여부에 따라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치권에선 "국민정서를 고려해 구속은 피해야 한다", "구속수사가 정도이고 정답이다. 법대로 하자"라는 등 동정론과 처벌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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