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앞둔 '신동빈' vs 경영권 재도전 '신동주'
재개 노리는 신동주…'삼중고'에 시달리는 신동빈
'형제의 난' 재점화…6월 표결 성사땐 '4번째 경영권 대결'
재개 노리는 신동주…'삼중고'에 시달리는 신동빈
'형제의 난' 재점화…6월 표결 성사땐 '4번째 경영권 대결'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한동안 잠잠했던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또다시 재점화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3차례 경영권 다툼에서 신 회장의 압승으로 끝나 신동빈-신동주의 경영권 분쟁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런데 롯데가 대내외 악재에 둘러 쌓이면서 그룹 분위기가 신 회장에 불리하게 돌아가자 신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또 다시 경영권 확보에 나서는 눈치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오는 6월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신을 포함한 4명을 이사 후보로 올려달라는 내용의 주주 제안을 하기로 했다. 그는 ‘롯데 경영 정상화를 위한 모임’이란 일본 사이트에도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신뢰 회복을 위해 신 회장의 롯데그룹 관련 직책 사임을 요구했지만, 롯데홀딩스가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5년 1월 한·일 롯데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에서 전격 해임된 신 전 부회장은, 같은 해 7월 27일 신격호 총괄회장을 앞세워 동생 신동빈 회장을 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하려다 실패했다. 이후 2015년 8월, 2016년 3월과 6월 세 차례의 홀딩스 표결에서는 모두 신동빈 회장이 완승했다. 만약 6월 표결이 성사되면 2015년 경영권 분쟁 발발 이후 네 번째 형제간 표 대결이 된다.
업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의 역전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홀딩스의 주요 주주 가운데 광윤사(지분율 28.1%)를 제외한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 지주회(6%) 등으로부터 신 회장이 꾸준히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주총 부 대결에서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에서 지금까지 신 회장의 손을 들어웠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측이 이미 여러 차례 주주들로부터 신임을 얻지 못한 상황에 그룹위기를 이용해 정상적 경영을 방해하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문제는 신 회장이 여러 건의 재판으로 발이 묶여 오는 6월 표 대결에 전력 투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출국금지는 풀렸지만 잦은 재판으로 활동에 제약이 많다. 신 회장은 앞으로 거의 1년 동안 매주3~4일을 재판 준비와 출석에 매달려야 한다. 따라서 주주들을 직접 만나 호소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사드부지 제공으로 인해 롯데그룹이 중국정부의 사드 보복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롯데마트 등 중국사업의 실적이 급전직하한데다 국내에서는 성남 보바스 기념병원의 우회인수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그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대 회사는 오는 26일께 이사회를 열고 기업분할을 결정할 방침이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가 국내 다수 계열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번 지주사 전환 작업을 통해 계열사 간 순환출자의 고리 수는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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