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삼성화재, 40대 임원 시대…세대교체 본격화
'첫 임원' 상무 승진 인사 10명 가운데 8명
보험업계 40대 임원 비중 10% 미만 속 이례적
생·손보 쌍두마차 내 변화 기류…확산될까 관심
국내 생명·손해보험업계의 쌍두마차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새로운 임원진 대부분을 40대 인사들로 채우며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국내 보험사들의 40대 임원이 10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한 현실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대표적인 장기 상품을 다룬다는 점에서 경륜을 중요시 했던 보험업계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 따르면 두 회사가 최근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한 10명 중 8명은 40대였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의 상무 승진자 6명 가운데 5명이 50세 미만의 나이에 임원이 된 케이스였다.
유일한 여성 승진자이기도 한 하지원 상무가 46세로 가장 어렸고, 이어 최승훈 상무가 47세로 젊었다. 또 48세 동갑내기들인 손관설·손권희·최지훈 상무도 이번에 나란히 임원진에 이름을 올렸다. 주영수 상무만 52세로 삼성생명의 이번 상무 승진자 중 유일하게 50세 이상이었다.
삼성화재 역시 4명의 상무 승진자 가운데 1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을 모두 40대로 채웠다. 1997년에 삼성화재에 입사한 조성옥 상무는 20년 만에 46세의 나이로 임원이 됐고, 배성완·최재봉 상무는 49세에 임원에 오르게 됐다. 김대진 상무의 경우 40대는 아니었지만, 올해 나이가 50세로 비교적 젊은 편이었다.
두 회사가 이처럼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젊은 인사를 전진 배치한 모습은 현재 보험업계 상황과 비교해 봤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실제 지난해 말 자산 기준 국내 10대 보험사의 사외이사와 기타 비상무이사를 제외한 임원들 435명 중 40대는 43명으로 9.9%에 그쳤다.
그렇다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이전까지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 유난히 젊은 임원들을 선호해 왔다고 보기도 힘들다. 이번 인사 전까지 사외이사를 제외한 임원 중 50세 미만은 삼성생명이 65명 중 5명, 삼성화재가 57명 중 2명으로 각각 전체의 7.7%와 3.5%에 불과해 보험업계 평균보다도 더 낮은 편이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이번 인사가 실질적인 능력을 최우선으로 둔 결과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생명은 "이번 임원 인사는 성과주의를 근간으로 개인 및 조직의 성과, 임원으로서의 자질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고, 삼성화재도 "현장중심, 성과중심의 인사 기조에 바탕을 두고 분야별 전문성과 업무역량을 겸비한 우수인력을 발탁했다"고 전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생보·손보업계의 선두 보험사들인 만큼, 보험업계는 이런 변화의 기류가 확산될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보험업계가 어떤 산업보다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상품을 다룬다는 이유로 다소 연륜 있는 인사들을 선호해 온 측면이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시선이 쏠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보험사들 사이에서 젊은 감각을 갖춘 임원진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던 분위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두 회사의 승진 인사는 유난히 젊은 편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기성세대 대부분이 보험 상품을 가지고 있어 보험사들이 청년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고, 다른 금융권에 비해 다소 뒤늦기는 했지만 핀테크가 활성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 등을 놓고 봤을 때 보험사 임원진의 나이는 점점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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