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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장에 힘 못쓰는 '로봇펀드'…신상품도 뚝


입력 2017.06.08 09:26 수정 2017.06.08 09:30        전형민 기자

주식형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올해 출시 단 3개에 불과

수익률 시장평균 절반 밑돌고 올해 강세장에서 빛 잃어

전문가 "아직 속단 일러…위기 상황 대응 검증 필요"

펀드시장의 '로보어드바이저'들은 펀드매니저들과의 경쟁에서 수익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주식형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올해 출시 단 3개
수익률 시장평균 절반 밑돌고 올해 강세장에서 빛 잃어
전문가 "아직 속단 일러…위기 상황 대응 검증 필요"


인공지능(AI)이 운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에 대한 증권가의 관심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연초부터 지속된 주식시장의 강세 속에 구조적으로 중위험 중수익 전략을 추구하도록 설계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빛을 발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8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출시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동부밸류아이로보어드바이저증권자투자신탁(H)', '동부밸류아이로보어드바이저증권자투자신탁(UH)'와 '키움ROKI1멀티에셋로보어드바이저증권투자신탁' 등 3건에 불과했다.

'알파고'로 인공지능이 화제였던 작년에 출시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주식형, 채권형과 혼합형을 포함해 총 11개였다. 그나마 올해 출시된 세 펀드는 채권형과 혼합형일 뿐 주식형은 아예 없다.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고도화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통해 펀드매니저를 대신해 모바일 기기나 PC를 통해 포트폴리오 관리를 수행하는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다.

작년 출시 이후 6개월 이상된 상품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강세장이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쉽게 나타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6개월 이상 지속된 작년 출시 펀드 중 키움자산운용의 재간접 주식형 펀드인 '키움쿼터백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가 그나마 10%를 웃도는 수익률을 올렸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20.64%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수익률 부진의 원인을 '강세장의 영향'으로 해석한다. 리스크 헷지를 염두에 둔 구조인데다 펀드 운용 기반 데이터가 강세장 이전 버전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내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운용 중인 모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이는데 대체로 중위험중수익을 목표로 하는 안정성 우선 펀드"라며 "올해 내내 지속된 상승장에서 일부 고위험고수익 펀드들이 82% 정도의 수익률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들의 반응도 미지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구조화 돼있다"며 "이를 위해 여러 자산에 안정적인 분배를 위주로 포트폴리오하다보니 역동적인 강세장을 따라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로봇펀드의 실패를 속단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진단이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소한 시장에서 3~5년은 돼야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판단이 가능하다"며 "운용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고, 안정성에 포커스를 맞춘 만큼 약세장이나 시장 급락 상황에서의 성과 검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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