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캐스팅보트 2라운드' 김이수 후보자 표결…선택 방향은?
강경화 임명 강행 '유탄' 맞은 김 헌재소장 후보자 국회 통과
민주당, 캐스팅보트 국민의당 설득 안간힘…국민의당 강온 혼재
여소야대 정국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또 한번의 '인사 정국'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40석의 의석수로 원내 3당이자 '제2야당'의 위치임에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력한 협조를 바라는 대상이 국민의당이다. 여기에 정국 주도권을 유리하게 가져오기 위한 차원에서는 국민의당이 '야 3당'의 단일대오를 유지하기 위해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 공조 필요성도 있어 선택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강경화 임명 강행 '유탄'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 행보 좌우…국민의당 '캐스팅보트' 고심
일단 호남 출신 인사인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를 지켜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부장관 임명 강행으로 정국이 급속히 냉각하면서 유탄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게 날아들었다. 국회 인사청문 정국에서 여야 간 대립이 격화되면서 김 후보자 인준 문제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6월 임시국회가 오는 27일로 종료되는 상황에서 조속히 국회 본회의 표결 인준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앞선 단계인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 채택도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에 걸쳐 인사청문회를 끝마쳤다. 이후 심사보고서 채택을 해야 하는 과정에서 '강경화 사태'를 맞아 김 후보자에 대한 표결 처리 여건이 좀체로 조성되지 않고 있다.
20일 현재 헌재소장 공백은 무려 134일에 이른다.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7월 임시국회로 넘어가야 하는데 자칫 공백 상황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헌재소장 임명을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하지만 현재 야당은 강경화 장관 임명으로 뿔이 날 대로 난 상황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보수정당의 한 축인 바른정당 등 2개 야당은 19일부터 잠정적으로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나섰다.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인사청문회법 제6조에 의해 본회의에 이미 (자동)부의돼 있다. 따라서 정세균 의장이 본회의에 임명동의안을 상정할 경우 국민의당이 표결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셈이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안 때 국민의당이 사실상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이 총리 인준안이 처리된 바 있기도 하다.
국민의당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김 후보자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에 대한 당론을 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19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김 후보자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 총리 인준안 때처럼 본회의 표결 처리가 다가오면 직전에 당론을 정할 가능성이 높은데, 부정적 반응은 그리 높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해 '찬성' 의견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이기도 하다.
추경안·신속처리안건 등 현안에는 '캐스팅보트' 역할 없어…민주당, 설득 노력 성과낼까
'인사정국' 외에는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과시할 만한 사안이 거의 없다는 게 한계로 꼽히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은 국회법 제85조의 3에서 규정한 자동부의 대상인 '예산안'도 아니며 국회의장 직권상정 요건도 아니어서 본회의까지 도달할 길이 막막하다.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휘두를 여지가 없는 것이다.
국회 본회의에 추경안이 상정되기 위해서는 13개 상임위원회 예비심사를 거쳐야 하는 등 심사에 최소 4∼5일, 최종안 의결에 2∼3일이 각각 걸린다. 이 가운데 7개의 상임위원장이 한국당 소속이다. 한국당이 거부하면 상임위 심의와 통과가 어렵고, 본회의 상정도 불가능하다. 칼자루를 한국당이 쥐고 있는 셈이다.
결국, 국민의당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현안은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인준안 처리에 국한된다. 이를 감안해 민주당은 국민의당을 설득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한 야당'을 내세우며 사안 별로 당의 방향과 노선을 정하겠다고 천명한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 2라운드'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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