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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 운 코미어, 헤드킥 자초 ‘1차전 트라우마’


입력 2017.07.31 00:01 수정 2017.07.31 00:03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1차전 때 레슬링 걸다가 체력 낭비로 이어져

레슬링 아끼다 보니 존스의 타격 자유로워져

UFC 214에서 코미어는 존스에게 커리어 첫 KO패를 당했다. ⓒ 게티이미지

존 존스(30·미국)에게 무릎을 꿇은 다니엘 코미어(38·미국)가 또 눈물을 쏟았다.

UFC 라이트헤비급 랭킹 1위 존스는 30일(한국시각) 미국 애너하임 혼다센터에서 열린 ‘UFC 214’ 메인이벤트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코미어를 3라운드 3분 1초 만에 TKO로 잡았다. 1년여 공백이 있던 존스는 링러스트 전혀 없이 편안하게 녹아들며 화끈한 TKO승을 따냈다.

라이트헤비급 8차 방어까지 성공했던 존스는 2015년 4월 뺑소니 교통사고로 타이틀을 잃은 뒤 ‘앙숙’ 코미어를 꺾고 2년 3개월 만에 탈환했다. 1년 자격정지에서 풀린 존스는 눈찌르기, 뺑소니, 약물 등 좋지 않았던 이미지를 걷어내고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UFC 최고의 레슬러이자 강력한 어퍼컷을 지닌 코미어는 지난 2015년 1월에 이어 또 존스에 지고 울었다. MMA 전적 2패인데 모두 존스에 당했다. 헤비급에서도 무패 행진을 이어갔던 코미어는 UFC 커리어 사상 첫 KO패배의 아픔도 느꼈다.

주무기인 테이크다운도 한 번 시도에 그쳤고, 성공도 하지 못했다. 타격에서도 58(43%)-94(62%)로 밀렸다. 챔피언 벨트를 빼앗긴 코미어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코미어는 UFC 214 옥타곤 인터뷰에서 “존스에게 두 번이나 졌다. 라이벌이라고 할 수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결정타가 된 헤드킥 순간에 대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1차전 패배 후 ‘절친’이자 UFC 헤비급 챔피언이었던 케인 벨라스케즈를 붙잡고 눈물을 쏟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초라했다.

1라운드 초반만 해도 코미어의 흐름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클린치 상황에서 펀치로 존스의 마우스피스를 튀어나오게 했다. 하지만 ‘최강 레슬러’ 코미어가 태클 등과 같은 레슬링을 시도하지 않았다. UFC 미들급의 요엘 로메로처럼 코미어는 체력을 비축하며 제한적으로 레슬링을 구사하는 듯했다.

한결 자유로워진 존스는 화려한 킥과 펀치를 코미어에게 많이 꽂았다. 30cm 이상의 리치 차이를 앞세운 존스는 원거리에서 코미어의 복부와 하체에 펀치와 킥을 마음 놓고 날렸다. 코미어가 펀치를 뻗어도 닿지 않을 거리에서 긴 리치와 다리로 코미어에게 타격을 가했다.

레슬링에 대한 부담을 덜은 존스는 경쾌한 리듬 속에 하고 싶은 공격을 다 했다. 코미어가 너무 수비를 허술하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결국, 코미어는 3라운드에서 존스의 헤드킥을 맞았다. 복부 방어에 신경을 쓰다 헤드킥을 맞은 코미어는 휘청거리다 쓰러진 뒤 존스의 엘보우 파운딩에 당했다. 존스의 큰 헤드킥도 코미어가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다.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빼앗긴 코미어. ⓒ 게티이미지

코미어가 레슬링을 스스로 봉인하자 자유자재로 타격을 펼치던 존스는 부담 없이 헤드킥을 장전했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헤드킥의 준비 동작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어 비디오 분석을 통해 파악한 코미어의 머리 움직임까지 계산해 거침없이 헤드킥을 작렬했다.

코미어가 레슬링을 썼다면 존스가 이처럼 큰 헤드킥은 시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1차전 패배의 트라우마가 영향을 미쳤다. 코미어는 존스와의 1차전에서 마치 레슬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자세로 나왔다. 그러나 존스는 영리했다. 코미어가 목을 잡고 레슬링을 시도하려 할 때, 존스는 그 힘을 역으로 이용해 코미어를 케이지 구석으로 몰고 갔다.

존스의 손목 컨트롤을 극복하지 못하고 케이지 구석에 갇힌 코미어는 클린치 싸움으로 인한 체력 낭비로 정작 힘을 써야 할 때 쓰지 못했다. 라운드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빠진 코미어는 테이크다운 시도도 버거웠다. 그리고 무기력하게 판정패했다.

그때의 아픔을 떠올리며 다른 전략을 들고 나왔다. 레슬링으로 존스를 괴롭히는 전략을 쓰지 않고 근거리 타격전을 꾀했다. 통하지 않았다. 클린치 싸움이나 더티 복싱으로 인한 체력의 낭비는 덜했지만 존스의 치명적이면서도 다채로운 타격 무기들 앞에 그대로 노출됐다.

레슬링이 아니라면 파워로 압도할 수 있는 확실한 패턴을 실행했어야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보여준 것이 없었다. 싸우기도 전에 모두가 두려워하는 존스는 코미어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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