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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역시즌' 마케팅…"재고떨이 아녜요"


입력 2017.08.08 16:27 수정 2017.08.08 17:26        손현진 기자

최대 90% 할인폭의 역시즌 상품…'재고떨이' 시각 우려

일부 업체는 겨울 신제품으로 '얼리버드' 고객층 공략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14일부터 오는 19일까지 겨울상품을 할인가에 판매하는 역시즌 특집방송을 진행한다. ⓒ롯데홈쇼핑

폭염이 한창인 요즘 유통업계에서 겨울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역시즌 마케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시즌 상품을 미리 저렴하게 사려는 실속형 소비자뿐 아니라, 겨울 신상품을 일찍 장만하려는 얼리버드 고객까지 사로잡기 위한 업계의 발빠른 움직임이다.

롯데홈쇼핑은 오는 19일까지 겨울상품을 최대 67% 할인가에 판매하는 역시즌 특집방송을 진행 중이다.

롯데홈쇼핑이 2008년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역시즌 마케팅인 '8월의 크리스마스'는 매회 100억원 내외의 매출을 올린다. 10년째를 맞은 올해는 예년보다 한 달 앞당긴 7월부터 두 달에 걸쳐 테마별로 역시즌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종영 롯데홈쇼핑 마케팅부문장은 "장기 불황 속 고객들의 알뜰 쇼핑을 돕기 위해 2008년부터 매년 역시즌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역시즌 특집방송을 한 달 앞당겼으며 방송 횟수와 상품 수를 확대하고 할인 혜택까지 더했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매년 역시즌 행사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지난 한 해 주문금액만 150억 원을 기록한 유명 모피 브랜드 '진도'의 밍크코트도 평균 30% 할인된 가격으로 내놨다.

아웃도어 브랜드도 최대 90%의 할인 행사에 나섰다. 브랜드 의류 쇼핑몰 하프클럽은 지난 6일까지 개최한 역시즌 행사에서 네파의 간절기용 윈드자켓과 구스다운 자켓, 밀레의 덕다운 등 구스다운 제품 29종을 4만원대부터 판매했다. 아이더는 클라이밍 자켓, 헤비 구스다운 등을 2만원대부터 11만원대까지 구성했으며, 블랙야크 남녀 패딩 자켓 8종은 5만원대부터 판매됐다.

라푸마 역시즌 마케팅 다운재킷 할인 이벤트 포스터. ⓒ라푸마

역시즌 행사의 취지는 고가의 상품을 앞선 시즌에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지만, 일각에선 이월 상품을 떨이로 판매하는 창구로 보기도 한다. 한 아웃도어 업체 관계자는 "역시즌 프로모션을 열고 싶어도 혹시나 재고떨이하는 모습으로 비춰질까봐 나서기가 꺼려진다"고 전했다.

이같은 인식에 따라 최근 나타나는 역시즌 마케팅은 신상품이나 리뉴얼 출시 제품을 얼리버드 고객에게 한발 앞서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LF의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는 2017년 겨울 신제품 다운재킷 3종과 아동용 벤치파카 1종을 20% 할인된 가격으로 선판매한다.

라푸마는 지난해 인기 있었던 경량 다운재킷의 충전재를 업그레이드하고 여러 기장으로 출시해 취향에 따른 선택의 폭을 넓혔다. 올 겨울 발목까지 내려오는 롱다운 재킷 열풍이 예상되면서 벤치파카 스타일의 '레오 다운재킷'도 이벤트 품목에 포함했다.

박재연 LF 라푸마의류 팀장은 "이번 이벤트는 올 겨울 유행할 최신 다운재킷 제품을 가장 먼저,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며 "고객의 요구에 부응해 한 시즌 앞서 트렌드를 읽고 발 빠르게 신제품을 선보여 이번 겨울까지 판매 동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역시즌 마케팅에 적극적인 또 다른 이유는 침체된 시장 속에서 겨울 상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 7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성장세가 꺾이면서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역시즌 마케팅에 나서는 회사들은 겨울 신제품을 일찍 출시하면 시장 반응도 그만큼 빨리 살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겨울 상품 판매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10~11월을 앞두고 역시즌 판매를 통해 어떤 제품에 구매가 많이 몰리는지, 혹은 어떤 개선 사항들이 언급되는지 미리 파악해 대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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