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결국 또 '미사일 카드' 꺼냈다…동해서 탄도미사일 발사
ICBM급 발사 후 한달만…발사체 비행거리 250여km
UFG 맞대응 의도로 추정…군 당국 "대비태세 유지"
ICBM급 미사일 발사 후 한달만…발사체 비행거리 250여km
UFG 연습 맞대응 의도로 추정…군 당국 "대비태세 유지"
북한이 26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수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6시 49분경 북한이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북 방향의 김책 남단 연안 동해상으로 불상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며 "비행거리는 약 250여km로,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를 감행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지난 21일 개시한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발사지역인 깃대령이 그간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쏠 때 사용하는 동해상의 복합훈련장이란 점에서 아마 이번에도 신형 미사일이라기보다 기존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8월 북한은 동해 쪽에서 대규모 하계종합훈련을 공개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어, 하계훈련 겸 UFG 연습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발사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이 쏘아올린 발사체의 종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스커드 계열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이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이 아닌 단거리 미사일을 쏜 점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고강도 전략도발 대신 중·저강도 도발로 수위를 낮춤으로써 상황을 관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화염과 분노' 발언으로 군사행동을 경고한 만큼, 미국의 강경 대응을 유발하는 고강도 도발보다 중·저강도의 도발을 선택해 긴장 국면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연이어 북한의 도발 자제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대북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대화국면에 순응하지 않겠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앞서 지난 9일 국제사회 대북제재 결의 2371호 채택에 반발해 '괌 포위사격'을 위협하며 한반도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러다 지난 14일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괌 포위사격 방안을 검토 받은 뒤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언급해 당장 시행에 옮기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히며 한 발 물러섰다.
이후 북한은 과거 UFG 연습이 진행되는 8월마다 도발을 감행해온 것과 달리 비교적 잠잠하게 상황을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년과 다른 북한의 행태에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등의 긍정적 평가가 나왔고, 이에 UFG 연습 이후 북미 간 대화가 공식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편, 청와대는 26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앞서 군 당국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를 포착한 직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즉각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군 당국은 북한군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하고, 관련 동향을 추적하는 등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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