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르르’ 김봉길호, 보고 있나 박항서 매직

우즈베키스탄과의 4강전서 연장에만 3골 헌납

U-23 대표팀의 김봉길 감독. ⓒ 대한축구협회

모두가 한국과 베트남의 결승 대진을 점쳤다. '박항서 매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상승세는 결승 진출로 이어졌다. 하지만 출범부터 삐걱거린 김봉길호의 여정은 4강까지였다.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은 23일(한국시각) 중국 쿤샨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서 연장에만 내리 3골을 헌납하며 1-4로 패했다.

이번 4강전은 U-23 챔피언십 개막 후 다섯 번째 경기였다. 이쯤 되면 서서히 전술적 완성도가 높아지고 조직력이 잘 다듬어져야 할 시기다. 심지어 한 달 동안 합숙 훈련을 통해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하지만 성과는 너무 미비했다.

제 아무리 아시아 무대라도 세밀함이 결여된 부분 전술, 느린 속도로 전개되는 공격 방식으로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었다.

이날 4강전에서 제대로 보여준 것은 후반 13분 세트 피스에서 황현수의 동점골이 전부였다. 120분 내내 졸전을 거듭했다. 후반 28분 장윤호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인 열세를 탓하기엔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너무 실망스러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 문제마저 발생했고, 결국 연장전에서 급속도로 무너지는 모습을 노출했다. 아시아 팀을 상대로 3골차 패배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굴욕적인 결과다.

반면 베트남은 달랐다. 비록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아쉽게 한국에게 1-2로 역전패했지만 강한 정신력을 앞세워 선전을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박항서 감독의 지도 아래 베트남은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훨씬 결속력 있고 전술적으로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호주를 1-0으로 제압하며 대회 첫 승을 거둔 베트남은 조별리그 마지막 시리아전에서 비기며 8강에 올랐다.

토너먼트에서 베트남의 저력은 더욱 빛났다. 객관적인 전력과 피지컬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전술적으로 준비가 잘 갖춰져 있었고, 끈끈함이 돋보였다. 여기에 경기 상황마다 박항서 감독의 능동적인 전술 대처가 완벽했다. 결국 베트남은 이라크, 카타르 등 쉽지 않은 중동세를 넘어서며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김봉길호의 최종 목표는 오는 8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다. 손흥민의 와일드카드 차출이 예상되는 대회인 만큼 관심도가 높다. 하지만 이대로는 금메달의 기대감 대신 우려로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