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불확실성’ 걷어낸 삼성전자 반등 실마리 잡나
이 부회장 353일만에 집행유예로 석방…삼성電 반등 실마리
다음달 주주총회‧창업 80주년 기념 행사서 청사진 제시할까
'오너 불확실성'을 상당부분 해소시킨 삼성전자가 금리 리스크에 휘청이는 주식시장에서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지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충격적인 액면분할 결정을 차익실현 계기로 삼았던 외국인과 기관도 수급 지원군으로 재부상할 가능성이 엿보여 주목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지난해 2월 17일 구속된 이후 353일 만에 석방됐다.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과 재산국외도피 부분이 무죄로 뒤집힌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이 풀려나자 연일 하락세를 보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소폭 반등했다.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1000원(0.46%) 오른 239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선고 직후 주가는 한때 1.3%까지 오를 정도로 뛰기도 했다.
석방 이틀째인 이날 5거래일 연속 주식을 팔아치웠던 외국인은 매도를 멈췄고 기관 역시 이틀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으로 삼성전자의 경영 공백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 그간 중단됐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과 대규모 투자 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매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연달아 경신하면서 주가 역시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지난해 8월 1심 선거를 전후해 경영 누수 우려로 주가가 12% 이상 조정 받는 과정을 겪었다.
이후 금리와 환율을 비롯한 외부 환경이 불안해지고 실적이 당초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가는 고점 대비 약 16% 가량 떨어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 석방으로 경영 공백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돼 반등의 실마리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후 삼성전자의 실적은 점차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세계 초일류 삼성으로 가기 위한 내부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더욱 강한 삼성으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23일 예정된 주주총회나 그 전날인 창업 80주년 행사에서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도약을 선언하는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다만 대법원 상고심이 남아있는데다 완전한 무죄는 아니기 때문에 경영 일선에 나서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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