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이모저모] 함바집 단상(斷想) 들여다 보니
“이번엔 안 들어온다더라.”
어느 보좌진이 국회 스마트워크센터 공사 현장 앞을 지나면서 아쉽다며 건넨 말이다.
그가 아쉬워한 것은 ‘함바집’이다. 이번 국회 스마트워크센터·프레스센터 신축 현장에는 함바집이 들어오지 않기로 결정됐다.
함바집은 건설현장에서 현장 노동자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곳이다. 더군다나 국회 내 함바집은 야근이 잦은 국회 근무자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술잔을 기울이던 곳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12년 국회 의원회관 신관 건설 당시 ‘함바 회동’을 또다시 기대했지만 좌절됐다. 그때 그 시절 추억을 들어보니 기대가 컸을 만하다.
1주일에 7일이 야근인 국정감사 기간엔 함바집에 잠시 들려 먹는 김치찌개와 소주 한잔이 고단함을 달래줬다고 한다. 의원실 회식은 물론 국회 내 크고 작은 동호회 모임도 이 자리에서 자주 이뤄졌다.
의원들도 꽤 자주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평소 날을 세우던 여야 의원 간에도 자연스레 웃는 얼굴로 술잔을 맞대며 소통하는 장이 됐다.
국회 설명은 이렇다. 과거에 비해 비교적 공사 규모가 작아 현장 근로자 수가 적은 탓이라고 했다. 함바집이 들어올 만한 부지도 마땅치 않다고 한다.
어쩌면 과거 함바 운영업체 선정 과정에서 불거졌던 ‘함바 게이트’ 논란을 의식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정계 인사 여럿이 함바브로커 유상봉의 ‘검은 돈’에 연루됐던 사건 말이다.
함바집이 들어오지 않아 정작 가장 고생하는 건 현장 노동자들이다. 함바집의 따뜻한 한 끼 대신 배달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에 근무 중인 현장 근로자 A씨는 “흙먼지 묻히고 어떻게 매번 점심 때마다 국회 밖까지 나갔다 오겠느냐”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늘 서민을 위한다는 국회에서 ‘서민’인 현장 노동자들은 오늘도 찬 도시락을 깠다.
공정성만 담보될 수 있다면 국회에서 고단한 일상을 보내는 이들을 위한 작은 함바집 하나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