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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본격화…국내 산업계 "새우등 터질라"


입력 2018.07.11 11:37 수정 2018.07.11 17:26        박영국·이홍석 기자

전자부품 등 간접 영향…분쟁 장기화시 전 산업계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데일리안

세계 1, 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결국 현실화되면서 우리 기업들도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0일(현지시간) 2000억달러(약223조원)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관세 부과는 이미 양국이 한 차례 공방을 주고받은 뒤 이어진 조치다. 미국이 먼저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같은 규모의 보복 관세로 맞대응을 천명하자 미국이 그보다 4배 많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로 재보복에 나선 것이다.

미국은 이달 6일부터 먼저 확정한 340억달러 규모의 각종 산업 부품·기계설비·차량·화학제품 등 818개 품목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부과 조치를 발효했고, 중국도 즉각 미국산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340억달러 규모의 545개 품목에 대해 관세를 물리기 시작했다.

이번 추가 관세 부과까지 발효되면 미국이 고율 관세를 물리는 중국산 수입품 규모는 총 2500억달러로,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5055억달러)의 절반에 달한다.

앞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의 중국 수입품에 관세 발효를 본격화한 지난 6일 주요 업종별 협회와 무역협회 등과 대책회의를 열고 미중 무역분쟁 대응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산업부는 업종별 단체들의 의견을 근거로 이번 무역분쟁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막상 기업들은 그렇게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제품을 타깃으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받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간접적인 영향과 거시경제 측면의 영향은 상당하다는 것이다.

당장 전자부품 업계는 미중 무역분쟁 후폭풍의 가시권에 있다. 미국이 예고한 중국산 관세부과 품목에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포함돼 있어 이들 제품의 수출이 축소되면서 재고 누적에 따른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전자·IT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 수요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메모리반도체는 중국 시장 비중이 커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을 갖추고 제품을 생산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매출 중 중국 비중은 35.2%에 달한다.

중국에서 국산 부품이 탑재된 제품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이 많지 않아 당장 타격은 크지 않겠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고 장기화되면 파장도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양국간 무역 분쟁이 글로벌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을 야기하면서 발생하는 돌발변수들이 국내 전자업계에 타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역시 미국과 중국에 각각 생산공장을 두거나 국내 공장에서 양국으로 수출하는 구조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겠지만 간접적인 영향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 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었던 현대·기아차의 경우 당시의 악몽이 재현될까 긴장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지 생산이나 수출 구조상으로 보면 미중 무역분쟁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진 않겠지만 미국에서 경기 악화로 자동차 수요가 둔화되거나 중국에서 미국산 뿐 아니라 외산 브랜드를 전반적으로 배척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 우리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1, 2위 경제대국이 서로 무역장벽을 쌓았다는 측면에서 글로벌 무역이나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당장 태평양 항로의 물동량이 위축되면서 겨우 살아나고 있는 해운·조선 경기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크다.

조선업체 한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으로 운항하는 정기항로의 경우 글로벌 경기동향에 큰 영향을 받고, 이는 조선 업황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글로벌 교역량 위축은 해운·조선 업계에 악영향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고 확산될 경우 철강과 정유, 석유화학 등 원자재 분야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는 각종 원자재의 수요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철강업체 한 관계자는 “이번 분쟁이 미국과 중국 뿐 아니라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이어져 글로벌 경기가 둔화된다면 철강 등 원자재 수요가 급감해 장기적인 불경기로 접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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