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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의 동진(東進)…'김부겸 대망론' 포석인가


입력 2018.08.30 04:00 수정 2018.08.30 06:11        정도원 기자

첫 지방 일정 TK 선택 "특별관리하겠다"

전대 내내 김부겸과 밀월…'2번 타자' 낙점?

첫 지방 일정 TK 선택 "특별관리하겠다"
전대 내내 김부겸과 밀월…'2번 타자' 낙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지방 일정으로 대구·경북을 방문했다.

전임 대표들이 첫 지방 일정을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선택으로, 이러한 동진(東進)의 배경에는 '김부겸 대망론'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29일 오전 경북 구미시청에서 첫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당대표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찾아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는데, 오늘 박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서 첫 현장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이제 우리 당은 전국적 국민정당으로 대구·경북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생경제를 살리는데 좌우·동서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며 "대구·경북 지역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경북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지만,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장세용 시장이 당선됐다. 이날 현장최고위가 열린 구미시청 상황실에는 '대구·경북, 더불어민주당이 책임지겠다'는 백보드가 내걸렸다.

이 대표는 현장최고위를 마친 뒤 금오테크노밸리로 이동해 현장방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내가 교육부장관 때 경북대에 전자산업 BK21 프로그램을 탑재해 많은 인력이 배출돼서 구미를 중심으로 전자산업을 이끌어 가는 동력이 됐다"며 "우리가 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지원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덕담했다.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20년 집권론'을 내세웠던 이 대표가 첫 지방 일정으로 대구·경북을 선택한 것은 아무렇게나 결정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연히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20년 집권론'의 1번 타자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한다면, 앞으로도 세 명의 타자가 더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이 대표가 2022년 다음 타석에 들어설 2번 타자로 대구·경북 출신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을 의중에 두고 있는 게 표출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불출마 결단을 한 김 장관과 당권 레이스 과정 내내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했다. 김 장관이 의원실 관계자 수 명을 이 대표의 캠프에 파견해서 경선운동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러한 인력 파견 요청은 이 대표 측에서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 대표에게 줄을 서려는 다른 의원실에서 먼저 '인력을 보내겠다'고 해도, 이 대표 측에서 '자리가 없다'고 거절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 대표와 김 장관 사이의 밀월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선출 축하 전화를 걸었을 때 "2012년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이 대표가) 중간에 그만두게 돼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단순한 덕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이 대표는 본인 스스로도 무소속 포함 일곱 번 총선에 출마해 단 한 차례도 낙선하지 않아 전당대회 과정에서 "왜 (선거에서) 떨어지느냐"고 농담할 정도로 선거 전략에 밝다.

총선 등 본인 선거 뿐만 아니라 대선과 같은 '큰 선거'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내세우면 해볼 수 있겠다는 '그림'을 그리는 등 정치적 후각이 예민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대구·경북 권역의 한 중진의원은 이와 관련해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이제 전국에서 '평정'되지 않은 지역은 TK 뿐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냐"며 "구도에 밝은 이 대표 시각에서 보면 김부겸 (장관)을 내세워 일방가(一方家)을 헤집어놓으면 낙승이라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평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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