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행 김민성, 인고의 3루 잔혹사 끊을까
사인&트레이드 방식으로 LG 유니폼 입게 돼
정성훈 이후 끊긴 3루 계보 이을 지 관심
마지막 남은 FA 김민성이 LG 유니폼을 입는다. 사인&트레이드 방식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4일 김민성과 FA 계약을 맺은 뒤 곧바로 LG와 트레이드 절차를 밟는다고 확인했다. LG 구단도 이를 인정했고, 5일 공식 발표가 이뤄진다.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김민성은 LG가 탐낼 자원이었다. 지금은 팀을 떠난 정성훈의 노쇠화 이후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백방 노력했지만 대부분 실패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마땅한 3루 자원을 찾지 못한 LG는 2009년 FA 계약으로 정성훈을 영입했다.
LG 구단 입장에서는 역대 최고의 FA 계약이라 해도 손색없는 정성훈과의 인연이었다. 정성훈은 장타력이 다소 부족했지만 정교한 타격과 수많은 2루타 양산으로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안정된 수비까지 갖춰 LG는 한동안 3루 고민을 덜 수 있었다.
하지만 정성훈도 슬슬 노쇠화가 찾아왔고 뛰어난 반사 신경을 요구하는 3루 수비에 부담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자 LG는 외국인 타자로 그 공백을 메우려했다.
공격보다는 수비 능력에 집중했기 때문에 LG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이 같은 방침에 조쉬벨과 히메네스, 그리고 가르시아가 LG 유니폼을 입었다.
문제는 몸 상태였다. 툭하면 부상으로 쓰러지는 탓에 LG 구단은 골머리를 앓아왔고 여러 대책들을 내놓았지만 신통치 않았다. LG 외국인 타자들 중 그나마 밥값을 했던 선수는 135경기나 뛴 2016년 히메네스가 유일했다.
지난 2년간은 유망주 중 하나인 양석환을 3루에 안착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하지만 양석환의 수비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급기야 수비 부담은 타격 부진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현대 야구로 접어들면서 3루수는 다양한 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해야하는 포지션으로 변화했다. 우타자의 강습 타구를 막아내야 하기 때문에 ‘핫코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고 유격수, 2루수보다는 아무래도 수비 부담이 덜해 이를 타격에서 충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메이저리그뿐만 아니라 KBO리그에서도 3루 거포들이 대거 양산되는 모습이다. 2000년대를 호령했던 두산 김동주(은퇴)를 비롯해 이대호 역시 커리어 전반기의 대부분을 3루에서 보냈다. 이후 최정, 박석민 등이 거포 3루수 계보를 잇는 중이다.
김민성은 특급 타자로 불리기에 다소 모자란 감이 있지만 다급한 LG 상황에서 가장 어울리는 선수라 할 수 있다. 키움 이적 후 몸을 크게 불린 김민성은 매년 두 자릿수 홈런 양산이 가능한 타자로 발전했고 3할 언저리의 타율로 흠잡을 곳이 없다.
수비 부문에서는 어깨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포구와 스텝 면에서 평균 이상의 능력치를 갖춰 LG의 고민을 덜 적임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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