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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마통 평균 금리 사상 첫 2%대…신용대출 드라이브


입력 2020.03.24 05:00 수정 2020.03.23 17:33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지난 달 이자율 3% 밑돌아…통계 작성 이후 처음

관련 영업 가속도…코로나19 변수에 역풍 우려도

국내 은행별 마이너스 통장 평균 금리.ⓒ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은행별 마이너스 통장 평균 금리.ⓒ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신한은행의 개인 마이너스 통장 평균 이자율이 2%대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은행의 전반적인 마이너스 통장 금리가 3%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은행이 이처럼 저렴한 이자를 무기로 신용대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 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공격적인 영업이 자칫 여신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지난 달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 대상 신용한도대출 평균 금리는 3.82%로, 해당 통계 작성 이후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한도대출은 약정 기간 동안 일정 금액 내에서 수시로 대출과 상환이 가능하도록 한 신용대출의 일종으로, 흔히 마이너스 통장이라 불린다.


은행별로 보면 특히 신한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이자율이 홀로 2%대로 진입하며 눈길을 끌었다. 국내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월간 금리가 3%를 밑도는 사례는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신한은행의 신용한도대출 평균 금리는 같은 기간 3.13%에서 2.80%로 0.33%포인트 떨어졌다.


다른 대부분 은행들의 마이너스 통장 금리 역시 내림세를 보이며 3%대 초중반까지 낮아졌다. 하나은행(3.24%)과 우리은행(3.50%), KB국민은행(3.69%)과 같은 대형 시중은행들을 비롯해 NH농협은행(3.27%)·Sh수협은행(3.30%)·BNK경남은행(3.40%)·IBK기업은행(3.46%)·케이뱅크(3.49%)·제주은행(3.55%)·BNK부산은행(3.59%)·카카오뱅크(3.59%) 등도 3%대의 신용한도대출 평균 이자율을 나타냈다. DGB대구은행(4.28%)·광주은행(4.37%)·SC제일은행(4.82%)·한국씨티은행(5.21%)·전북은행(5.38%) 등은 신용한도대출 금리가 평균을 웃돌았다.


이렇게 은행 마이너스 통장 이자율이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는 배경에는 심화하고 있는 저금리 기조가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내린데 이어, 최근 코로나19로 결국 제로 금리 시대가 현실이 되면서 앞으로 대출 이자율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해 7월 1.75%에서 1.50%로, 같은 해 10월에는 1.50%에서 1.25%로 기준금리를 내렸다. 그리고 잠시나마 동결 기조가 지속됐지만, 코로나19 여파가 확산하자 이번 달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로 0.50%포인트 인하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0%대로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와중 신한은행의 적극적인 마이너스 통장 이자율 하향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단지 남다른 추세 때문만은 아니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 국내 주요 은행들 중 누구보다 신용대출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싼 이자를 앞세워 관련 대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달 마이너스 통장을 포함한 개인 신용대출 평균 금리 역시 신한은행이 3.11%로 은행들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에 힘입어 신한은행의 올해 2월 말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27조3864억원으로 전년 동월(23조6369억원) 대비 15.9%(3797억원)나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우리은행(3.0%)·농협은행(6.6%)·국민은행(11.1%)·하나은행(11.3%) 등 5대 은행들 가운데 제일 높은 증가율이다.


문제는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변수로 경기가 극도로 얼어붙으면서 개인 고객들도 대출 상환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경제 성장이 뒷받침되기는커녕 저성장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부채만 계속 쌓이는 악순환 속 가계가 짊어지게 된 짐만 가중되는 형국이다.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가뜩이나 가계대출의 질은 시나브로 악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4대 은행들의 가계대출 잔액에서 1개월 이상 연체된 금액은 총 1조2284억원으로 전년 말(1조1725억원) 대비 4.8%(559억원) 늘었다. 일반적으로 가계대출 연체금은 1년 중 연말에 가장 축소되는 특징을 띄는데, 지난해 말 해당 액수는 2014년 말(1조5177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 불황 속 가계부채 증가 추세가 도리어 가팔라지면서 염려가 커지는 가운데 그 특성 상 신용대출은 담보대출보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다"며 "차주는 물론 은행 입장에서도 신용대출을 무리해 늘리기보다는 위험 관리에 좀 더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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