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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심한 복통과 구토… 혹시 췌장염일까?


입력 2020.04.05 06:00 수정 2020.04.03 21:03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급성으로 악화되면 괴사 나타나

80% 손상돼도 무증상… 초기 발견 어려워

이상훈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건국대병원 이상훈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건국대병원

췌장은 우리 몸 가장 깊숙한 곳, 여러 장기에 둘러싸여 있는 장기다. 손바닥 반 정도의 작은 크기로 위장 뒤쪽에 있어 은둔의 장기로 불린다.


췌장 질환은 단순 검사만으로 조기 발견이 어렵고 초기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췌장에 생길 수 있는 대표 질환이 바로 '췌장염'이다.


췌장염은 소화 기능과 각종 호르몬 분비 역할을 하는 췌장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췌장염은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할 정도로 매우 강한 복통을 동반하며, 일부에서 중증 췌장염으로 진행돼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췌장염 역시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췌장암의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췌장염의 원인은 담석과 술이 70%를 차지한다. 담석이 췌장액 흐름을 방해해 췌장염이 발생한 경우 내시경으로 조기에 담석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증상은 췌장이 붓게 되면서 주변 신경이 자극을 받아 나타나는 심한 윗배 통증이다. 이러한 통증은 구역질이나 구토와 함께 갑작스럽게 시작돼 1시간 이내에 최고조에 이르며, 때로는 24시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급성췌장염 환자의 90%는 초기에 입원해 금식하고 수액 치료를 받으면 큰 합병증 없이 입원 치료 후 일주일 내에 호전된다. 하지만 환자 중 25%가량은 췌장염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훈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중증 급성췌장염은 췌장괴사나 농양, 가성 낭종 같은 국소 합병증과 폐기능 부전, 저혈압 쇼크 등의 전신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서 적극적인 치료와 면밀한 관찰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만성췌장염은 대부분 음주가 원인으로, 주로 장기간 술을 마신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알코올이 직접 췌장 세포 손상을 일으키고 췌장액의 점성을 증가하게 만들면 이로 인한 췌장 세포 위축과 섬유화가 진행된다.


만성췌장염의 가장 큰 문제는 급성과 달리 췌장의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췌장이 80% 정도 파괴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에는 이미 상당히 손상된 경우가 많다.


증상은 급성췌장염처럼 복통을 유발하지만 강도와 발현 빈도가 환자에 따라 다르다. 일부 만성췌장염이 매우 진행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없는 경우도 있다.


소화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소화불량, 체중감소, 영양실조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췌장 손상이 심하게 저하된 경우 소화효소와 인슐린 분비가 감소해 지방변이나 당뇨가 생기기도 한다.


췌장염 진단은 통증 파악 후 원인이 될 수 있는 담석증 유무와 음주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혈액검사로 췌장에서 분비되는 효소의 수치를 측정하고 복부 초음파, CT 촬영을 진행한다. 추가로 자기공명담췌관조영술, 내시경초음파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만성췌장염은 금주가 필수이며 통증 조절과 손상된 췌장 기능을 보충하기 위해 췌장 효소, 인슐린 투여 등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동반된 합병증에 대해 내시경적 혹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이미 발생한 합병증은 평생 관리해야 한다.


이 교수는 "췌장염을 예방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금주가 가장 중요하다"며 "만성췌장염은 췌장암에 걸릴 위험도가 정상인보다 8배 높으므로 6개월에서 1년마다 정기 검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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