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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고가 주택’ 만들어낸 정부의 고가 주택 규제


입력 2020.04.22 06:00 수정 2020.04.21 22:10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성동·영등포·동작 등에서 새로운 고가주택 출몰

“강남 재건축 사업 지지부진해 비(非)강남지역 부상”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데일리안

강남3구의 고가주택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지속되면서, 거래시장은 수요자나 공급자 모두 관망세를 보이며 고가주택 거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비(非)강남권역에서도 새로운 고가주택들이 출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이 서울아파트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거래가격 상위 10%에 해당하는 아파트들이 강남에서는 37.0%, 서초 22.0%, 송파 21.4%, 용산 6.3%로 총 86.6%가 강남3구와 용산 등 주요지역에서 거래되며 고가주택의 지역 쏠림이 심화됐다.


그러나 올 현재 강남 17.8%, 송파 16.1%, 서초 12.7%, 용산 5.8%로 상위 10% 비중이 52.4%로 대폭 축소됐다.


반면 성동 9.4%, 영등포 5.9%, 동작 5.2%, 마포 5.1% 등 재개발사업 후 신축아파트가 입주하며 비강남권 시장을 이끄는 지역들이 거래가격 상위 10% 지역에 대거 포진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가 집중되고, 재건축 사업도 지지부진해지면서 비(非)강남지역들이 부상했다고 봤다. 이른바 풍선효과로 서울 전체의 가격이 상승하며 가격의 ‘상향평준화’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의 집값에 대한 인위적인 하향 조정으로 나타난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상위 10%에 해당하는 고가주택들이 최근 강남3구와 용산 등 전통적인 부촌으로 부각되는 지역들뿐 아니라, 마포와 성동, 동작 등 신흥주거지로 각광받고 있는 지역들까지 늘어나는 양상이다. 이들 지역의 신축 전용면적 84㎡는 15억원 내외로 거래되며 어느덧 초고가아파트 지역 중 하나로 시장에서 자리잡아가고 있다.


김은선 직방 매니저는 “풍부한 유동성과 신축 공급의 부족, 그리고 저금리와 같은 가격상승 요인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투영되면서 새로운 고가주택이 탄생하고 있다”며 “서울 강남권 등 특정지역의 국지성이 아닌 한강변을 중심으로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가격 차이에 따른 진입장벽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마포와 서대문, 동작, 성동 등은 도심권역이나 강남 접근성이 유리하고 한강변에 자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축 아파트가 많지 않아 가격수준은 기대를 밑돌았다”면서 “최근 연이어 재개발 사업이 끝나고 신규로 분양한 새 아파트들이 가격을 끌어올리며 새로운 강남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를 강타하면서 수도권 일각에서 나타나고 있는 풍선효과가 시들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부동산 시장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가게 된다”며 “더욱이 풍선은 작은 자극만으로 언제든지 터질 수 있어 위기가 오면 강남과 비강남 아파트 간 동조화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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