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범 교수 "정부 아닌 시장이 일자리 만들어야"
경총 경영발전자문위원회 개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노동시장 리뉴얼(Renewal)’을 제시했다.
손 회장은 1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영발전자문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산업환경 속에서 기업과 고용을 살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 하기 위한 방안은 유연한 노동시장과 협력적 노사관계를 확립하는 ‘노동시장 리뉴얼’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는 일하는 방식이 대면보다는 비대면(Untact)으로, 집단적 활동보다는 개별적 활동을 중심으로 보다 유연하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새로운 산업환경 속에서 기업이 생존하고 계속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협력적 노사관계와 유연한 노동시장을 확립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기 이전에도 우리나라의 대립적인 노사관계와 경직적인 노동시장 규제, 그리고 ‘고임금․저생산성’ 산업구조가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켜 왔고,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과 획일적인 근로시간 규제도 기업들의 고용유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앞으로 국가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도록 노동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직무와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과 탄력근로제, 선택근로제 등 유연 근로시간제도 확대가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하고, 원격·재택근무와 같은 유연근무방식이 확산되도록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출범을 앞둔 21대 국회를 향해 “기업과 경제 살리기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걸맞는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입법활동을 적극 추진해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가 ‘코로나19와 고용·노동시장’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반세계화와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산업구조 개편이 일어나고 구조적 실업도 증가하게 되는 만큼 특히 수출 의존형인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풀타임 직원을 17만명 이상 채용한 미국 ‘아마존’과 시간제 아르바이트 8000명을 채용한 우리나라 ‘쿠팡’ 사례를 예로 들며 “양국 노동시장의 유연성 차이가 새로운 환경에서 커다란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정부가 아닌 시장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주요 노동개혁 과제로 ‘제조업 중심의 굴뚝 공장시대의 노동법에서 유연화·디지털 시대의 노동법으로의 개선’, ‘제도권 밖의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 구축’, ‘해외에 나간 기업들을 복귀시킬 수 있는 유턴기업 정책’, ‘대기업 노조의 양보를 전제로 한 사회적 합의’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