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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협상...민노총 불참속 팽팽한 노사 줄다리기


입력 2020.06.11 18:19 수정 2020.06.12 08:25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민주노총 불참…올해 첫 전원회의부터 진통

코로나19 놓고 노동계 “인상” vs 경영계 “삭감” 주장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가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가운데 박준식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가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가운데 박준식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첫 최저임금위원회가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불참을 결정한데다, 노사간 이견도 커 장기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1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이날 회의에는 민주노총이 전원 불참을 통보했다. 회의 시작부터 ‘반쪽짜리’ 논의가 이뤄진 것이다.


이날 화두는 단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도마에 올랐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했고 경영계는 삭감에 무게를 두면서 미묘한 신경전이 지속됐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된다. 근로자위원의 경우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추천 5명, 민주노총 추천 4명이다.


사용자위원과 공익위원은 교체 없이 지난해와 동일하다. 반면 근로자위원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2.9%) 심의 결과에 반발해 대거 사퇴하면서 6명이 새로 위촉됐다.


한국노총은 이동호 사무총장과 김영훈 공공연맹 조직처장, 민주노총은 윤택근 부위원장과 김연홍 기획실장, 정민정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사무처장, 한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장 등이다.


하지만 민주노총 위원 4명은 이날 다른 일정을 이유로 모두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사전에 일정과 관련해 최저임금위부터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해 위원들이 약속된 일정을 조정하지 못했다”며 “참석이 어려울 것 같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민주노총 위원들께서 아마 내부 사정과 여러 복잡한 일정 때문에 오늘 회의는 참석이 어려운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다음 모임에는 참석할 것으로 당연히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최저임금위원회 회의 흐름상 첫 회의는 상견례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노사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임금인상과 삭감 사이에서 초반부터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됐다.


노동계는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을 위해 최저임금을 적정 수준 이상 올려야 한다고 입장이다. 경영계 역시 경영환경 악화를 들어 인상에 난색을 표했다.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지금은 위기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노동자들의 고용을 지키고 생계를 보장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들을 지키는 안전망이자 생명줄이다. 최저임금 역할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 사태로 많은 기업이 생존 기로에 서 있고 고용이 악화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으로 그동안 어려웠다”고 반박했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오는 8월 5일이다.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는 최저임금 심의가 어느 정도 마무리돼야 한다. 일각에서는 내년도 최저임금 합의가 장기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노동계와 경영계 입장차가 크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우리 모두가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놓은 것은 분명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할 때에는 모든 이해 관계자들과 당사자들의 절실한 노력과 지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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