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어떠한 자살도 아름다운 자살일 수는 없다


입력 2020.07.11 10:00 수정 2020.07.21 10:16        데스크 (desk@dailian.co.kr)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또! 죽었다.


현직 서울 시장이 자살로 인생을 마감하였다. 한 나라의 수도를 책임지고 있는 시장이, 더군다나 현직일 때 자살한 경우는 전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


자살의 원인은 대부분 지병을 비관하거나, 경제적 빈곤, 남녀의 실연에서 비롯되고 청소년들은 과중한 학업에 억눌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다.


이렇듯 자살은 나이나 성별에 따라 다르고, 그 원인도 다양하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로도 자살은 합리화될 수 없다.


도덕적, 종교적 관점뿐만 아니다.


‘제임스 길리건’이라는 정신과 의사는 자살과 살인을 치명적 폭력이라고 했다. 자살은 다른 사람을 죽이는 살인과 다를 바 없는 범죄라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불명예스럽게도 OECD 국가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는 나라 중 하나이다.


우리 사회는 자살을 하면 생전의 행위에 대한 객관적 판단 대신 오죽했으면 이라는 동정으로 과거 부정적 행위가 봉합되고 피의자도 공소권 없음이란 사법적 판단으로 혐의 사실이 사면되기도 한다.


자살은 가족은 물론 주변인들의 삶도 매우 부정적인 정신적 피해로 파괴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실제 유명 연예인의 자살로 가족과 관계인이 심리적 고통 끝에 연쇄적으로 목숨을 끊는 사례로 사회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요즘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자살 배경을 보면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잘 안되면 새 캐릭터로 시작할 때처럼 아주 쉽게 리셋 버튼을 누르듯 한다.


자살자에 대한 연민과 동정 어린 사회적 배려가 역설적으로 오랫동안 대한민국을 세계 제일 자살국가로 만든 단초가 되는 부작용을 초래하였는지도 모른다.


일본은 ‘누구도 자살로 떠밀리지 않는 사회실현’을 목표로 자살 종합대책을 만들었고, 우리나라도 자살 예방과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과 기구를 만들었다.


그러나 사회적 안전망보다 중요한 것은 자살로 자신의 잘못이 리셋 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미투 의혹에 대해 공소권 없음보다 실체적 진실을 밝혀 아주 어렵게 결단한 미투 피해자의 아픔도 치유하기를 바란다.


특히 모방 자살의 ‘베르테르 효과’보다는 모든 언론이 자살 보도 권고기준을 잘 지켜서 자살을 예방하는 ‘파파게노 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한다.


ⓒ

글/장석일 전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원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