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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투트랙?…"북한에 새로운 제안 고려 중"


입력 2020.07.17 14:31 수정 2020.07.17 15:22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완전한 비핵화' 고수한다던 美

北 요구해온 '행동 대 행동' 원칙 수용하나

트럼프 캠프 관계자, '종전선언' 가능성 제기

美 의회‧여론 감안하면 추진 어려울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자료사진).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자료사진).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새로운 제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주장 제기됐다.


북한에 대한 '완전한 비핵화'를 고수해온 미국이 '10월 서프라이즈', 즉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북한이 요구해온 단계적 비핵화인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수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16일(현지시각) 미 잡지 '아메리칸 컨서버티브'에 게재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에 북한과 합의라는 돌파구를 원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백악관 소식통 등을 인용해 올 봄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중국‧러시아 등이 참여하는 다자 협상 체계를 검토해 북한에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다자 협상 체계는 2000년대 북핵 협상에 활용된 6자 회담에 기초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아니스 국장이 접촉한 또 다른 백악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다자 협상 체계 아이디어를 전달받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went nowhere)"고 한다.


그는 북한 반응이 없는 상황 속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여전히 정상회담 관련 아이디어를 고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약해보이지 않으면서도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수 있는 '적당한 조치(modest step)'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적당한 조치의 대표적 사례로 종전선언을 꼽았다. 그는 트럼프 대선 캠프의 한 인사가 "종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 이정표 달성을 돕는다"며 "10월처럼 시기가 맞는다면 민주당이 약화시키기 어려운 승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어떻게 평화에 반대하겠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종전선언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면, 이를 계기로 북한이 호응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북미대화 재개 조건으로 '적대시 철회'를 내세운 만큼, 미국이 종전선언 카드를 꺼낼 경우 이를 명분으로 북한이 협상에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그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와 관련해 △한미연합훈련 중단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중단 △종전선언 △제재완화 등의 요구를 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종전선언 추진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 조치 없이 '보상카드'를 꺼낼 경우 미 의회는 물론 여론 반발까지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 향배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만큼 '북한 카드'를 과감히 꺼내 들긴 쉽지 않다는 평가다. 카지아니스 국장 역시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개인 의견을 전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련 논의가 '상황 관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 역시 트럼프 대통령 재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북미대화 복원에 적극성을 띠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여하에 따라 대미전술과 우리의 핵 계획을 조정하면 안 된다"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도 상대해야 하며 그 이후 미국정권, 나아가 미국전체를 대상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美 국무부 장관 "성취할 게 없으면 북미 정상회담 없을 것"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화 재개에 관심을 표명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북한과의) 대화는 많은 단계에서, 많은 형태로 이뤄진다"면서도 "성취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없다면 정상회담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상황이라면 북미 정상을 만나게 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미 정상이 함께 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증거를 아직 보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는 "내가 틀렸길 바라고, 우리(북미)가 그럴(대화 할) 기회를 얻기를 희망한다"면서도 "우리(북미)가 그럴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자료사진) ⓒAP/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자료사진) ⓒAP/뉴시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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