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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공연계, 코로나19 속에 빛난 ‘연대’의 힘


입력 2020.07.18 13:00 수정 2020.07.18 06:5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뉴시스

올해 상반기 공연 시장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대부분의 공연이 취소되고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상반기 공연 개막 편수는 작년 하반기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공연 매출과 관객 수는 코로나19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1월과 대비해 4월 10%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공연계는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철칙 아래 똘똘 뭉치고 있다. 그 덕에 현재 공연계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위험하다’는 대중의 인식을 바꾸고, 철저한 방역을 바탕으로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앞서 지난 4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앙상블 배우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공연이 2주간 중단되는 등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제작사인 에스앤코는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순발력을 보였다. 평소 공연 과정에서 배우와 관객들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고, 배우 및 스태프의 동선도 분리 운영하면서 우려했던 집단 감염 사태를 막아냈고, 이는 한국의 방역 체계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지난 7일에도 공연계에는 또 한 번 긴장감이 맴돌았다. 내달 21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개막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던 뮤지컬 ‘킹키부츠’ 배우 A씨가 미열 증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다행히 A씨는 이튿날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당시 각 공연 기획사들의 발 빠른 대처가 주목을 받았다. A씨와 함께 연습을 했거나, 동선이 겹친 배우가 출연하는 뮤지컬 ‘렌트’ ‘모차르트!’ ‘브로드웨이42번가’ ‘제이미’와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등은 불과 공연을 몇 시간 앞두고 캐스팅을 변경했다. 또 뮤지컬 ‘풍월주’는 이날 공연을 취소했다.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했던 건 공연 제작파트의 ‘카톡방’ 덕분이었다. 공연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상황 자체가 겪어본 적 없는 사태이기 때문에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때문에 각 공연 기획사의 제작파트 담당들이 서로 상황을 파악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코로나19 관련 사안들을 빠르게 공유하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철저한 방역 속에 공연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면서 공연계가 회복의 활로를 찾기 위해 연대와 협력을 꾀하는 움직임이 이런 결과를 얻게 한 것이다. 실제로 해당 카톡방에 참여하고 있는 한 제작사 관계자는 “사실 단체 카톡방은 ‘컴백스테이지’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나 방역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정도의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컴백스테이지

이 관계자가 언급한 ‘컴백스테이지’ 역시도 뮤지컬 단체들의 코로나19 대응책 중 하나다. 하반기 공연을 올리는 뮤지컬 제작사와 예매처 등 12개 단체들이 연대해 코로나19 상황 속에 신속한 대응과 보다 안전한 공연 관람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함께하겠다는 취지다.


참여 단체는 쇼노트(‘제이미’), 신시컴퍼니(‘렌트’), CJ ENM(‘브로드웨이 42번가’ ‘어쩌면 해피엔딩’), 에스엔코(‘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오디컴퍼니(‘맨오브라만차’), EMK뮤지컬컴퍼니(‘모차르트!’) 등 뮤지컬 제작사와 예매처 인터파크, 멜론티켓, 예스24, 티켓링크, 클립서비스, 네이버 예약이 함께한다.


이 캠페인은 ‘공연을 사랑하는 우리의 일상을 지킬 수 있도록’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와 문화를 향유하는 일상의 복귀를 바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관계자는 “정서적 위안을 주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는 우리의 일상에 꼭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 스태프, 관객 등 공연을 사랑하는 모두가 매너를 지키며 문화를 이어나가자는 캠페인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7월 15일 공개한 ‘컴백 스테이지’ 캠페인 영상은 무대, 객석, 로비 등 공연장 구석구석을 방역하고 소독하는 공연장 방역 모습을 통해 관객들이 공연 관람의 막연한 불안감을 없앨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공연장들은 주 1회 이상 전문방역업체를 통한 방역과 수시 방역, 매일 소독 등 방역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학교 교수는 “우리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는 공연은 관객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빛날 수 있는 존재”라면서 문화가 있는 일상을 위한 공연계의 노력에 “코로나 사태가 유발한 공연예술 분야의 위기를 한국 뮤지컬계가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전 세계 모범이 되는 우수한 성공사례로 인식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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