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경기도 공공앱 9월부터 본격 운영…수수료율 최대 10%p 낮출 듯
위메프오 9월 수수료 없앤 정액제 프로그램 도입, 중소 벤처는 3무 정책 내세워
배달앱 시장이 무한경쟁 체제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몇 개 업체에 의한 독과점 형태로 운영됐지만, 최근 후발주자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업계 1위 배민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후발주자들은 가맹점주들이 부담을 느끼는 수수료율을 낮추거나 아예 없애는 등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며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9조원을 돌파한 이후 올 들어 5개월 만에 6조원을 돌파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연간 거래액은 1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달앱 시장은 1위인 배민을 비롯해 요기요, 배달통 등이 전체 시장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민 인수를 발표해 현재 공정위에서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이다. 합병이 승인되면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배달앱 시장 99%를 독점하게 된다.
배달음식 시장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감염 우려에 집 밖을 나서는 대신 주문해 먹는 방식이 대중화되면서 외식업체들도 매장 보다 배달 주문 유치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하지만 외식업계 점주 입장에서는 매출 상승 효과 만큼 수수료 부담이 크다 보니 이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배달앱 수수료가 제2의 임대료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지난 4월 배민이 정액제에서 매출액의 5.8% 정률제로 바꾸면서 수수료 이슈는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확산됐다. 배달앱 후발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한 것도 이맘때쯤이다.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들이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진한 공공배달앱 사업도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서울사랑상품권(제로페이)을 기반으로 한 제로배달 유니온 사업을 시작한다. NHN페이코와 놀장, 먹깨비 등 10개 배달 플랫폼 회사가 참여했으며 중개수수료가 2%로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주요 배달앱의 광고료와 수수료를 합한 가맹점 부담이 6~12%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10%p까지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경기도는 최근 공공배달앱 구축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NHN페이코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NHN페이코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민간 배달앱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고, 다른 중소 배달 플랫폼에 비해 자금도 풍부해 배달앱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위메프가 작년 4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배달앱 위메프오는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중개수수료 0% 정책을 실시한다. 월 8800원(부가세 10% 포함)의 서버비용만 부담하면 별도의 광고비 없이 입점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다.
기존 건당 5%의 수수료 요금 체계와 8800원의 정액제 요금 중 가맹점주가 원하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해 실질적인 수수료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배달앱 플랫폼 특성상 참여하는 점주와 고객이 많아야 경쟁이 가능하다”며 “이번 정책으로 입점 매장이 늘면 자연스럽게 이용 고객 수도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점주와 고객 모두에게 인지도를 쌓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벤처기업 중에서는 허니비즈가 운영하는 띵동이 최근 입점비, 강고비 평생 무료 선언을 통해 차별화 시도에 나섰다. 띵동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제로배달 유니온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중개수수료가 2%로 경쟁사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지자체와 손잡고 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코리아센터는 공공배달 단골앱의 중개 수수료와 광고비, 가입비를 모두 없애는 3무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개발, 기술운영, 유지보수, 홍보도 지원하고 지역 상품권, 지역화폐 등의 결제 지원이 가능하다.
지난달 30일 부산시 남구청과 로컬 공공배달앱 개발·운영 협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다른 지자체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점주들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 유입을 늘리느냐에 있다”며 “기존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크다 보니 이를 만회하기 위해 수수료를 낮추거나 폐지하는 등 파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 입장에서도 몇 개 업체의 독과점 보다는 다양한 업체들이 두루 경쟁하는 편이 긍정적”이라며 “지자체 배달앱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9월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