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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펀드 200조 넘었다…'원정개미' 덕에 주식비중도 쑥


입력 2020.07.28 05:00 수정 2020.07.27 17:43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해외펀드 순자산 2년 새 75조 급증한 202조원…주식형에 12조 유입

주식펀드수익률 12.8%…운용·증권사 서비스 늘려 "원정개미 잡아라"

해외투자펀드 순자산총액이 2년 만에 75조4875억원 급증한 202조3457억원을 기록했다. 이른바 원정개미의 영향으로 펀드에 편입된 주식자산이 같은 기간 12조6882억원 늘어난 47조830억원으로 상승했다.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은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해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셔터스톡

해외에 투자한 펀드 순자산액이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최근 대세로 떠오른 '원정개미'의 영향으로 해외주식을 담은 펀드가 크게 늘어났다. 이에 증권사들도 해외펀드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투자자 모시기에 한창이다. 일각에서는 해외증시가 과열되면서 펀드규모도 따라 급증한 만큼 투자 전 충분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공·사모를 합친 해외투자펀드 순자산총액은 202조34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의 163조7548억원보다 23.5%(38조5909억원) 늘어났다. 2년 전 같은 기간의 126조8582억원과 대비해서는 59.5%(75조4875억원) 급증한 규모다.


펀드 수와 설정잔액도 모두 증가하는 추세다. 올 상반기 해외투자펀드 수는 4606개로 2018년 상반기의 3419개 대비 34.7%(1187개) 증가했다. 역시 2년 만에 124조847억원에서 197조7074억원으로 59.3%(73조6227억원) 늘어난 설정잔액 역시 20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해외펀드 상승세는 '주식'이 이끌었다. 올 6월 말 해외주식을 자산으로 편입한 펀드설정액은 47조830억원으로 지난해 말 43조8551억원보다 7.3%(3조2279억원) 늘어났다. 이 기간 전체주식펀드 규모가 148조209억원에서 135조724억원으로 8.7%(12조9485억원) 준 것과 대비된다. 해외주식펀드는 2018년 상반기(34조3948억원)보다는 36.8%(12조6882억원) 급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불거지고 있는 해외주식에 대한 열풍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화주식 결제금액은 709억1000만 달러(약 8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209.5% 급증했다.


투자자금이 해외주식으로 쏠리는 이유는 국내에 비해 높은 수익률 때문이다. 원정 개미의 대표적인 투자 종목인 테슬라는 올 6개월 동안 270% 급등했다. 이달 초에는 1199달러까지 치솟으면서 1년 전보다 546.5%나 폭등하기도 했다. 이외에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주가가 연초 대비 30% 이상 오르며 투자자 눈길을 사로잡았다.


ⓒ데일리안

주가가 상승하니 이를 담은 펀드 수익률도 덩달아 뛰었다. 대표적인 해외주식펀드인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23.34%), AB미국그로스펀드(21.24%)의 최근 3개월 수익률도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또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해외주식펀드의 1년 수익률은 12.8%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자산운용·증권사도 늘어나는 고객을 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13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데이터센터·IT인프라 지수를 추종하는 'KB미국 데이터센터 인프라리츠 인덱스펀드'를 출시했다. 이에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 5월 향후 10년을 주도할 산업에 속한 해외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미래에셋글로벌넥스트노멀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22일 해외주식 거래·환전 수수료를 0.25%에서 0.09%로 대폭 인하했다. 특히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를 0.25%에서 0.045%로 인하하면서 관련 수요 확장에 나섰다. 또 NH투자증권 역시 연말까지 나무계좌를 개설한 신규 해외거래고객에게 수수료 0.09%, 환전우대 95%를 적용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활황을 띠는 해외증시로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뚜렷해 운용사들도 고객이 취사 선택할 수 있게 다양한 상품을 내놓는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며 "증권사 역시 수수료 인하나 환전 혜택을 제공해 유인효과를 확대해 이를 장기적인 수익창구로 확대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급성장하고 있는 해외 종목 주가와 이를 추종하는 펀드 가치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수혜를 입은 일부 업종의 현재 주가가 실적에 비해 크게 뛰면서 시장 자체가 고평가 됐다는 분석에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산이 유입되는 해외펀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언택트 업종을 중심으로 설정된 것이 대부분이다"라며 "현재 펀드 자산이 되는 해외주식 가치가 밸류에이션 대비 많이 올라와 있어 단기적으로 어느 정도 자금이 유입될지 불확실한 면이 있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면서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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