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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자, 동네 약국을 글로벌 제약사로 키운 '큰 별' 지다


입력 2020.08.03 09:51 수정 2020.08.03 09:59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한미약품그룹 회장 2일 새벽 별세

생전 "R&D는 나의 목숨과도 같다"며 신약개발에 투자

작은 동네 약국을 글로벌 제약사로 키운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2일 새벽 4시55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한미약품 작은 동네 약국을 글로벌 제약사로 키운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2일 새벽 4시55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한미약품

작은 동네 약국을 글로벌 제약사로 키운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지난 2일 새벽 4시55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경기도 김포시 출신인 임 회장은 1958년 통진종합고를 졸업하고 1965년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67년 서울 동대문에서 '임성기약국'을 열었다.


이후 매독 등 성병 전문 약국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약국은 성황을 이뤘고, 그는 이렇게 모은 돈으로 1973년 한미약품의 전신인 '임성기제약'을 세운다.


임 회장은 복제약(제네릭) 개발이 태반이었던 국내 제약업계에서 신약개발 붐을 일으킨 인물로 손꼽힌다.


평소 임직원들에게 "R&D 없는 제약기업은 죽은 기업, R&D는 나의 목숨과도 같다"고 강조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임 회장은 1987년 국내 제약사 최초로 글로벌 제약기업 로슈에 항생제 제조기술을 수출했으며, 1997년엔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마이크로에멀젼' 제제 기술을 기술이전했다. 당시 노바티스와 맺은 기술수출료는 63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200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혁신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한미약품은 매출 대비 20%에 육박한 연구개발비를 매년 투자해왔다.


이를 토대로 2003년 국내 최초의 개량신약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을 출시했으며, 2009년에는 국내 최초의 복합신약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을 내놨다.


2015년 한 해에만 총 7건, 8조원 규모의 대형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글로벌 제약기업에 잇따라 성사시키는 신화를 썼다.


그해 계약을 체결했던 여러 신약이 반환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임 회장은 임원 회의에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은 외롭고 힘들지만, 그 길에 창조와 혁신이 있다"며 신약개발 의지를 꺾지 않았다.


기술수출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수익모델로 자리 잡은 것은 한미약품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기업이 수천억원이 드는 임상3상까지 끌고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성과는 많은 바이오벤처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는 회사의 성과를 임직원들과 함께 나누기도 했다. 2015년 기술수출 성과를 낸 이듬해 2800여명에 달하는 그룹사 전 임직원에게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무상으로 증여했다.


임 회장의 유족으로는 부인 송영숙씨와 아들 임종윤·임종훈씨, 딸 임주현씨가 있다. 장례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이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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