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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0] 사모펀드, 비상장채권 투자비중 92%…커지는 '제2의 옵티머스' 우려


입력 2020.10.23 10:56 수정 2020.10.23 10:57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사모펀드 회사채 전체 투자액 89조원…비상장사 발행 채권 투자비중 92% 달해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정문 의원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정문 의원실

국내 자산운용사가 금융당국의 감독 사각지대인 사모사채에 투자한 금액이 82조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떠오른 옵티머스 펀드가 자산을 주로 사모사채에 투자한 것으로 밝혀진 만큼, 제2의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금융투자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산운용사별 사모펀드 회사채 투자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 227곳이 운용하는 사모펀드가 회사채에 투자한 금액은 89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형 자산운용사 한 곳을 들여다본 결과, 회사채 투자금액의 92%는 비상장 회사가 발행한 회사채에 투자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전체 자산운용사 312곳 중 227곳이 사모펀드를 통해 1억원 이상을 회사채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회사 가운데 사모사채에 가장 많이 투자된 금액은 7조3472억원이었다. 이 가운데에는 최근 환매 중단 부실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도 포함됐다.


사모펀드 회사채 투자 자산운용사 중 투자금액 수조원대 최상위 그룹에 속하는 운용사 한 곳의 자료를 받아 의원실에서 샘플링한 결과, 비상장사가 발행한 회사채에 투자한 금액의 비중이 92.2%에 달했다. 이를 전체 사모펀드 회사채에 적용해보면 89조원 중 81조9000억원 가량이 비상장 회사채에 투자된 셈이다.


자산운용사가 수익률 제고를 위해 사모펀드를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사모펀드가 사모사채에 투자하는 경우 아무런 규제나 감시도 받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쉽게 불거질 수 있다. 실제로 옵티머스 펀드는 수천명의 투자자에게 모은 자금 5000억원을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등 5개 회사가 발행한 비상장 회사채(사모사채)에 투자했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50인 이상으로부터 1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집하는 경우는 공모사채이기 때문에 유가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한다. 옵티머스펀드 전체가 1인의 투자자로 간주돼 사모사채의 방식으로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모사채 방식으로 규제를 피해 유령회사에 자금을 투자해도 일반 투자자들은 돈이 어디에 투자되고 있는지 알 수 없어 제2, 제3의 옵티머스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정문 의원은 "자산운용사들은 사모펀드 쪼개기로 공모펀드 규제를 피하고, 사모사채 투자로 공모사채 규제를 또 한 번 피해가며 금융당국 머리 위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사모펀드 투자자들이 자산운용사들의 깜깜이 투자로 인한 추가적인 피해를 입지 않게 금융당국이 나서서 회사채에 투자한 사모펀드 전반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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