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연봉자 이대호 등 고액 선수들 FA 재자격
만만치 않은 보상 규모로 타 팀 이적 불가능
2021년 FA 시장의 문이 활짝 열렸지만 아직까지 계약에 도달한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2021년 FA 자격 선수로 공시된 25명 중 승인 선수 16명의 명단을 발표한 바 있다.
소속팀별로 살펴보면 두산이 유희관, 이용찬, 김재호, 오재일, 최주환, 허경민, 정수빈 등 7명으로 가장 많고 LG(차우찬, 김용의)와 KIA(양현종, 최형우), 삼성(우규민, 이원석)이 각각 2명, 그리고 SK 김성현과 키움 김상수, 롯데 이대호가 매물로 나왔다.
올 시즌은 선수들의 이적이 보다 자유로워진 FA 등급제가 적용되는 첫 해라 어떤 선수들이 유니폼을 갈아입을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특히 B등급으로 분류된 재자격 선수들 중에는 즉시 전력감을 넘어 팀 성적 자체를 좌우할 S급 선수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KBO에 따르면, B등급에 포함된 선수들이 이적하게 될 경우, 영입 구단은 원소속팀에 해당 선수의 직전 연도 연봉의 100%에 해당하는 금전 보상과 FA 획득 구단이 정한 25명의 보호선수 외 선수 1명을 보상해야 한다. 만약 원 소속 구단이 선수 보상을 원하지 않을 경우 직전 연도 연봉의 200%로 보상을 대신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보상 규정이었던 보상금 200%+선수 1명 또는 보상금 300%에서 크게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재자격 선수들의 이동 가능성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이대호의 경우, 올 시즌 KBO리그 최고 연봉자답게 이적 시 25억 원(+1명)에서 50억 원이라는 보상금이 설정되어 있다. 최대 50억 원이면 웬만한 A급 선수를 4년간 붙잡을 수 있는 액수다.
여기에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한 에이징 커브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이대호라 이와 같은 불확실성에 기댈 팀은 사실상 제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자에 비해 귀한 대접을 받는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양현종과 차우찬은 30대 초중반이라는 확실한 이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들도 최대 30~46억 원의 보상 액수가 발생하는데다 첫 번째 FA 기간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구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이들이 타 구단의 외면을 받는다면, 결국 잔류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 FA 시장은 철저히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따르는데 선택지가 없는 선수들이라면 자연스럽게 몸값 하락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
원소속팀들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지금까지 기량 하락이 찾아왔던 대부분의 재자격 선수들은 구단이 내미는 만족할 수 없는 계약 조건에 사인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19년 12억 5000만 원에서 무려 10억 5000만 원이 삭감돼 2억 원에 재계약했던 KIA 윤석민(은퇴)이 대표적이다. 이들 외에도 기량이 하락하거나 부상에 시달렸던 FA 재자격 선수들의 대부분은 수억 원에 달하는 연봉이 잘려나가는 아픔을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