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KT, 현대HCN 이어 양쪽 매물 관심 보여
이르면 내년 상반기 매각…‘몸값 낮추기’ 관건
올해 중순부터 본격화된 CMB와 딜라이브 등 2차 유료방송 인수합병(M&A)이 해를 넘기게 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CMB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기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하고 M&A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3사 중에서는 KT가 CMB 측에 추가 자료를 요구하는 등 최근까지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후 KT가 딜라이브 매각 예비입찰에 단독 참여하면서 유료방송시장 독과점 부담으로 CMB 매각에서는 손을 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경우 자금 여력이 있는 SK텔레콤이 CMB 인수를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CMB는 지난 6월 매각을 공식화한 뒤 법무법인 김앤장을 법률 자문사로 선정하는 등 연내 매각을 목표로 삼았으나, 국정감사와 이통사 조직개편 등 여러 이슈를 거치면서 인수 논의가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CMB 관계자는 “날짜상으로 연내 매각은 사실상 어렵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 3사가 하반기 5세대 이동통신(5G) 커버리지 투자와 주파수 재할당 등 무선사업에서 조 단위의 대규모 지출이 발생했다는 점도 연내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연내 수천억원에 달하는 인수 비용을 지출하기엔 재정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결국 해를 넘겨도 CMB와 딜라이브가 몸값을 어느 정도 낮춰야 매각 성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가 4911억원에 현대HCN을 인수한 사례에서는 케이블TV 가입자 1명당 35만7000원의 가치가 책정됐다.
이를 기준으로 할 때 가입자 150만명을 보유한 CMB 매각가는 약 5355억원, 200만명을 보유한 딜라이브는 약 714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딜라이브가 최근 자회사 IHQ를 매각한 것은 1조원까지 거론되는 매각가를 낮추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내년 이통 3사가 CMB와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95%를 이통사가 차지하며 시장의 재편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매각 전 과정은 주관사인 메릴린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서 진행해 구체적인 진행 과정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