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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리스크' 스마트개미…코스피 떨어지자 '상승장'에 베팅


입력 2021.02.02 06:00 수정 2021.02.02 00:1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26~29일 코스피 7% 떨어지자 개인, 하락추종 KODEX곱버스 2553억 순매도

같은 기간 '레버리지ETF'는 3019억 '사자'…"뚜렷한 분석없는 투자 주의해야"

코스피가 하락하자 곱버스를 대규모로 매도하면서 차익실현에 성공한 개인 투자자들이 지수 상승세에 대규모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곱버스 투자로 재미를 본 개인들이 코스피가 이번엔 상승장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상승장에서 곱버스를 대거 매수하다 조정장세가 나타나자마자 매도물량을 대거로 쏟아내면서 차익실현에 성공하면서 지수방향 예측에 대한 자신감이 붙어서다. 일각에서는 지수가 급작스러운 변동성을 나타내면 ETF 관련 손실이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확실한 분석 없는 곱버스, 레버리지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증권(ETF)은 전 거래일 대비 120원(5.27%) 하락한 215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 상품은 코스피지수가 떨어지면 두 배의 수익을 지불하는 구조다. 같은 날 TIGER 200선물인버스2X는 전장보다 130원(5.51%) 내린 2230원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KODEX 레버리지 상품은 전일 대비 1245원(4.91%) 상승한 2만6585원에 거래를 마쳤다. TIGER 200선물레버리지는 1015원(5.38%) 오른 1만989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개인들은 코스피지수가 1월 4일 2944.25에서 25일 3208.99로 8.9% 상승하는 동안 지수 하락을 추종하는 곱버스 상품을 대거 순매수하면서 하락장에 베팅했다. 실제로 이 기간 동안 개인들은 'KODEX인버스2X'를 4844억3500만원 규모로 사들였다. 같은 기간 'TIGER인버스2X'에는 141억3200만원 규모의 개인 순매수세가 유입됐다. 코스피가 상승하는 와중에 하락세에 베팅한 만큼 개인들의 손실은 눈덩이 처럼 불어났지만, 월말이 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곱버스에서 개인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6일부터다. 개인들은 26일부터 29일까지 4거래일 간 'KODEX인버스2X'를 2553억8700만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특히 지난 26일에는 해당 상품을 하루 만에 1124억8400만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TIGER인버스2X'도 78억5400만원 규모로 팔아 치웠다. 개인들이 곱버스를 매도한 이유는 코스피가 뚜렷한 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가 3200포인트를 찍고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자 곱버스 상품을 매도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6일 3140.31포인트로 마감한 코스피지수는 29일 2976.21로 7.2% 하락했다. 이에 지수 하락을 추종하는 KODEX인버스2X의 마감가격도 26일 2070원에서 29일 2275원으로 10.4% 상승했다. 단 4거래일 만에 지난 3주간 몰렸던 매수세의 절반에 해당하는 매도물량을 쏟아내면서 개인들은 손실을 일부 만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데일리안

코스피가 조정장세를 나타낸 건 미국 게임스탑으로 촉발된 불안감 때문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부터 30일까지 5거래일 간 게임스탑 주가는 65.01달러에서 325.00달러로 399.9% 폭등했다. 공매도 세력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임스탑에 미국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규모로 쏠리면서 일어난 비정상적인 급등세가 나타난 것이다.


게임스탑이 촉발시킨 비정장적인 장세에 미국 증시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주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만9982.62를 기록하면서 3.72%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3.3%, 3.5%씩 내렸다. 이처럼 미국 증시가 뚜렷한 약세를 나타내자, 국내증시도 이에 연동해 단기 조정장세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한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게임스탑과 중국의 긴축 이슈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에 하락 압력이 가해지면서 단기 조정을 받았다"며 "기존 강세장이 나타난 이유인 글로벌 경기 회복과 실적 개선이란 요인에 변화된 것이 없는 데다 버블이 꺼진다는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풍부한 유동성을 중심으로 한 상승세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신 개인들의 투자자금은 코스피 상승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으로 대거 쏠렸다. 실제로 해당 기간 동안 개인들은 'KODEX레버리지' 상품을 3019억3500만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TIGER레버리지'에는 38억2000만원 규모의 자금이 들어왔다. 코스피가 조정장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에 개인들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곱버스 상품을 중심으로 한 개인들의 '묻지마'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증시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곱버스 ETF의 경우 본전보다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곱버스 상품은 일일변동률을 음의 2배수로 추적하기 때문에 증시가 하락해도 선물지수보다 더 크게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며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도 증시의 방향과 별개로 만기 때마다 롤오버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장기 보유할수록 리스크에 노출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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