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번 부동산 대책 학습한 수요자들...공급대책 신뢰감↓
수년 후 공급 충분하다는 ‘심리적 안정’도 효과 없어
단독·연립 주택 매매 상승폭 아파트보다 커
변창흠호 대규모 공급대책이 예고됐지만 서울 주택 매수열풍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아파트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단독주택 가격까지 모조리 오르는 모습이다.
공급대책에서는 크게 ‘수년 후 입주물량 확대’와 ‘당장 심리적 안정’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지난 24번의 대책을 학습한 시장에서 공급대책을 신뢰하지 않고 있어 대책 효과가 무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월간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0.40%로 전달(0.26%)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아파트는 0.40%, 연립주택(다세대주택 포함)은 0.41%, 단독주택(다가구주택)은 0.35% 올랐다.
서울 연립주택과 단독주택 상승폭이 전국(연립 0.26%, 단독 0.23%) 상승폭 보다 큰 것이 특히 눈에 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서울에서 연립·단독주택 가격이 오르는 것은 영끌열풍이 아파트에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연립·단독까지 확산했고, 공공재개발 추진에 따른 개발호재까지 겹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주택 중위가격도 모두 올랐다. 중위가격은 중앙가격이라고도 하며 주택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을 의미한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에 의하면 올해 1월 서울 주택 매매 중위가격은 8억759만원으로 2013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8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처음으로 9억원을 돌파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1월 7억원을, 그해 9월 8억원을 넘겼다.
올해 1월 아파트는 9억6259만원, 단독주택은 7억8103만원, 연립주택은 2억8666만원을 기록했다. 역시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의 상승폭이 가파르다. 1년 전과 비교해 아파트는 5.5%,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은 각각 6.6%, 7.7%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정부 공급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 수요자들의 매수심리를 잠재우기는 역부족이라고 강조한다.
김 연구소장은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집값 잡겠다’, ‘집값 원상복구’하겠다를 외쳤지만 결론적으로는 두 배 세 배가 올라버렸다”며 “정부 정책을 믿고 기다리기 보다는 각자도생하자는 분위기가 되어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대책이 나온다 하더라도 실제 입주할 수 있는 물량은 4~5년 후에 나오기에 당장 시장에서 공급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문제는 기다리면 공급이 충분해진다는 심리적 안정효과까지 얻을 수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