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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억→20억’ 차우찬 과제, 증명해야 할 14억


입력 2021.02.03 12:03 수정 2021.02.04 09:01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부상 여파로 보장 금액보다 인센티브 많아

어깨 부상 우려 딛고 재기 성공할지 관심

LG트윈스와 2년 2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차우찬. ⓒ 뉴시스

LG 트윈스 좌완 투수 차우찬이 마침내 FA 계약을 체결했다.


LG는 2일 “프리에이전트(FA) 차우찬과 계약기간 2년에 총액 20억 원(연봉 3억 원, 인센티브 합계 14억 원(연 7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눈길을 모으는 것은 인센티브다. 총액 20억 원 중 보장된 연봉은 3억 원 뿐이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연간 7억 원이다.


보장 연봉보다 인센티브가 많다는 것은 아직까지도 차우찬의 몸 상태에 대한 의구심이 지워지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개막전 선발투수로까지 나섰으나 어깨 부상 여파 등으로 5승 5패 평균자책점 5.34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필 FA 계약이 끝나는 마지막 해 부진했기 때문에 협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LG와 협상 시한이 해를 넘겼다.


부진보다 더 뼈아픈 것은 몸 상태다. 지난해 7월 24일 두산전 등판을 마지막으로 그는 어깨 부상에 따른 재활로 시즌을 일찌감치 마감했다. 현재로서는 개막전까지 몸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LG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타 구단 역시 부상 이력이 있는 차우찬을 보상 선수까지 내주며 데려가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원 소속팀 LG는 ‘인센티브 14억 원’이라는 안전 장치를 걸었다.


생애 첫 FA 자격을 얻어 4년 전 LG와 '4년 95억 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한 차우찬에게 20억 원은 받아들이기 힘든 금액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스스로가 처한 현실이기도 하다.


차우찬의 조언은 젊은 LG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 뉴시스

4년 전에 비해 계약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었음을 감안하더라도 보장 연봉만 놓고 보면 차우찬의 위상은 과거에 비해 많이 추락했다.


다소 박하게 느껴질 수 있어도 차우찬 또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건재함을 보여주는 방법 밖에는 없다. 그런 점에서 인센티브 14억 원은 달리보면 차우찬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몸 상태만 건강하다면 차우찬은 언제든 두 자릿수 승수가 가능한 선발 투수다. 여기에 좌완이라는 이점도 있다.


또한 실력 외에도 차우찬은 투수진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 차우찬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임찬규는 지난해 선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한층 더 성장했다.


여기에 LG는 임지섭, 김윤식, 남호, 임준형 등 젊고 가능성 있는 좌완투수들이 즐비하다. 차우찬의 경험과 조언은 이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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