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노동시장 구조 큰 폭 변화…후보별 구상은
여야,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 일자리 발굴 공통 강조
野나경원·금태섭·조은희, 디지털 부시장 제도 약속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거치며 산업은 물론 노동시장 구조에 큰 폭의 변화가 시작된 가운데 천 만 서울시민들의 삶을 보살피는 서울시장 자리에 도전하는 여야 예비후보들은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한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을까.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8명의 여야 유력 예비후보들은 일자리 창출 방안 등에 대해 묻는 데일리안의 서면 질의에 일부 공통되는 답변이 있으면서도 구체적으로는 '8인 8색'으로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해법을 내놓았다. 특히 여야 예비후보들은 금융·정보통신·전문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일자리를 발굴해야 한다고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박영선, 유니콘기업 육성·글로벌 벤처 단지 지역별로 조성
우상호, 여의도를 홍콩처럼…"세계적 금융기관 유치할 것"
안철수, 융합경제혁신지구 10곳·서울형 테크시티 6곳 조성
나경원, 5대 권역 특성별 개발 '서울 클로버 혁신 모델' 제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지난해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일자리가 줄었지만, 벤처 분야에서는 12만개의 일자리가 증가했고 1인 판매 및 수출 역시 활성화하는 등 일자리 생태계가 바뀌고 있다"며 △유니콘 기업 육성 △중소상공인·자영업자 스마트 전환 지원을 통한 양질의 디지털 일자리 창출 △컴팩트 도시·융합신산업 거점 정책 연계 △글로벌 혁신창업벤처 단지 지역별 조성 등을 일자리 창출 해법으로 제시했다.
우상호 민주당 예비후보는 금융·문화·관광·레저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서울형 일자리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그는 서울 여의도를 홍콩처럼 세계적 금융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우 예비후보는 "홍콩의 정치적 상황이 불안하기 때문에 홍콩 내 글로벌 금융사들이 이전할 자리를 찾고 있다"며 "유력한 후보지가 서울과 싱가포르다. 서울시장이 되면 '범국가 유치단'을 꾸려 단장을 맡아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금융기관들 유치와 관광·문화 사업으로 일자리를 발굴해 서울을 다시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는 지난 10년간 서울의 경제성장률(1.9%)은 전국 평균(2.1%)을 밑도는 것은 물론 실업률(4.6%)은 전국 평균(4.0%)보다 높고 경기도에 지역내총생산(GRDP)가 추월당한 원인 중 하나로 '박원순 시정(市政)의 부정부패'를 지목했다.
안 예비후보는 서울의 GRDP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2014년부터 경기도에 추월당한 뒤 매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서울은 영화 베트맨에 나오는 '고담시'처럼 돼 가고 있다. 서울이 성장보다 자신들끼리 나눠 먹느라 시간을 보내는 동안 경기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판교 신도시의 IT업체들이 성장을 이끌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담시'는 범죄와 부패가 들끓는 도시다.
안 예비후보는 서울시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지식자본에 기초한 산업구조혁신'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고부가가치 산업(금융 서비스·정보통신업 등)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한다"며 "성장엔진이 돌아가면 그 옆에서 자영업(도소매업·음식업·숙박업 등)도 함께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PC 주치의였던 V3 백신 개발자에서 위기의 서울을 구할 V4 경제전략을 현실화화는 안철수가 될 것"이라며 △지식자본도시 서울 △코스모폴리탄 서울 △융합경제 서울 △공유가치 서울 등을 골자로 하는 'V4 서울비전의 4대 전략'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유동 인구 30만 명을 기준으로 융합경제 혁신지구(Innovation District) 10곳 지정, 국철 지화하 구간을 활용해 주거·교육·교통·창업이 결합된 서울형 테크시티 6곳 조성, 서울시 데이터 공개 등을 소개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서울의 5대 권역을 각 지역 특성에 맞게 개발하는 '서울 클로버 혁신 모델'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입장이다. 나 예비후보는 서울 동북권의 경우 첨단 디지테크 허브 지역으로, 서북권은 기존의 상암 DMC를 중심으로 디지털·미디어·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했다. 동남권은 글로벌 IT 비즈벨리로, 서남권은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집중 활성화 지역으로, 도심권(용산·중구·종로)은 문화 중심지(K-르네상스)로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오세훈, AI·핀테크 무료 교육 '청년취업사관학교' 설립
오신환, K-스타트업 코리도·청년창업클러스터 만들 것
조은희, '조은희표 4차 산업혁명 일자리 성공시스템' 도입
금태섭 "일자리 창출, 스마트화 중요…서울을 스타트업으로"
오세훈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기존의 고용과 노동 형태는 차츰 설 자리를 잃고, 고용 유연성을 갖춘 소규모의 맞춤형 일자리들이 경쟁력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며 "이런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청년취업사관학교'를 세울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가 온·오프라인 교육 플랫폼을 만들어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핀테크, 블록체인, 가상현실 등의 기술들을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오 예비후보는 또 취업 성공기를 접할 수 있는 '취업포털사이트'도 만들겠다고 했다.
오신환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서울의 경제를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재편해서 일자리 창출 능력을 끌어올려야 청년일자리 문제와 자영업 회생도 해결된다"며 서울 경제의 사각지대인 서남권·동북권을 신산업 전진기지로 집중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금천구청부터 노량진까지 1호선 라인을 따라 런던 테크시티와 같은 K-스타트업 코리도를 조성하고, 14개 대학이 밀집해 있는 동북권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청년창업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했다. 또 '서울시 투자외교사절단'을 만들어 글로벌 스타트업과 엑셀러레이터 기업들을 유치해 서울의 100년 먹거리를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서초구청장인 조은희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2019년 지자체 최초로 '조은희표 블록체인 칼리지', 'AI로봇코딩 칼리지', '청년 1인 크리에이터 칼리지' 등의 프로그램을 추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미래형 일꾼들을 키워내고 있다"며 "서울시장이 되면 '조은희표 4차 산업혁명 일자리 성공시스템'을 서울시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30~40대 청년을 디지털 부시장에 임명하는 것은 물론 공공빅데이터 위원회 설치, 서울시 전역 IoT(사물인터넷)센서망 구축 등을 추진해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는 "도시가 얼마나 스마트화 되느냐에 따라서 기업의 성장, 투자 유치, 일자리 창출이 이뤄진다"며 "서울을 거대한 스타트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 부서의 벽을 뛰어넘으면서 혁신을 할 수 있는 '디지털 부시장 제도'를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디지털 부시장직 신설은 나경원·금태섭·조은희 등 야권 예비후보들의 공통된 공약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