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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의 핀셋] 코로나백신 부작용 사망, 독감백신 사태에서 배워라


입력 2021.03.05 06:00 수정 2021.03.04 21:36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백신-사망 인과성 철저하게 규명해야

투명한 정보 공개로 국민 신뢰 확보 시급

코로나19백신 접종 받고 있는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사진공동취재단

최근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요양병원 환자 3명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은 후 사망한 사례가 보고된 것이다.


고양시 일산동구 한 요양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50대가 심장 발작을 일으켜 숨졌고, 평택의 한 요양병원에서도 접종 다음 날부터 고열과 전신 통증을 호소한 50대 남성이 사망했다. 지난 4일엔 요양병원에 입소한 20대 여성이 백신 접종 후 숨지기도 했다.


그러자 정부는 이번 사안이 백신 자체에 대한 불신을 초래해선 안된다며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현 상황은 지난해 9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독감백신 사태'와 오버랩된다. 당시 독감백신이 유통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돼 접종이 중단되는 등 국민들의 불신이 높아진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100여건이 나왔었다.


그때도 사망과 독감백신 간 인과관계가 밝혀진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은 걷잡을 수없이 커졌다. 정부의 무료백신 접종을 기피하고 유료 접종을 하려는 사람들로 병·의원이 북새통을 이루고, 일부 유료 독감백신은 품절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부가 나서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주요 독감백신 접종 대상인 65세 이상 고령층의 사망률을 공개하며, 같은 기간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고령자들의 사망률이 6~8배 이상 높다고 밝혔지만 쉽사리 사태가 진정되지 않았다.


그나마 독감백신은 오랜 세월 접종하면서 어느 정도 안전성이 담보됐고, 어떤 백신을 맞을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독감백신보다 역사가 짧은 코로나19 백신인데다 어떤 백신을 맞을지 고를 수 없는 국민들의 공포심이나 불안감은 더욱더 클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관심 있는 건 '백신이 정말 예방 효과가 있느냐, 안전하냐'이다. 접종 후 사망 소식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집단면역 형성이니 펜데믹 종식이니는 중요치 않다.


이런 불안감 때문에 국민들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기피하게 된다면 정부가 목표로 한 '11월 집단면역'은 물 건너가게 된다. 백신만이 코로나19 팬데믹을 끝낼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인 상황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백신과 사망의 인과관계를 철저히 밝히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신뢰를 먼저 주고, 그다음 백신 접종을 독려해야 한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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