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3자 대결은 필패, 야권 단일화만 승리"
안철수 "힘 합쳐야 이긴다는 절박함 그대로"
실무협상단 회의 재개하고 비전발표회도 열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둘 중 누구로 단일화가 되더라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기는 것은 물론 '3자 구도도 박빙'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 야권 단일화가 더 힘들어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두 후보가 모두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다면, 어느쪽도 양보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오세훈·안철수 두 후보는 야권 단일화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나섰다.
오세훈 후보는 15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19일까지 단일화를 해서 후보로 등록하기로 했고, 17~18일에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다 결정이 된 합의사항"이라며 "꼭 실천이 되리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3자 대결은 필패다, 야권 단일화만이 승리다, 이것은 안철수 후보와 공감대를 이룬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여론조사 질문 항목을 '적합도'로 할 것이냐 '경쟁력'으로 할 것이냐의 차이에 대해 "두 가지가 다 지금 오차범위 내로 들어와 있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양쪽 후보가 다 협상팀에게 전권을 위임한 상태이기 때문에 지혜롭게 잘 풀어주시리라 믿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어제 특별히 저희 당의 협상팀 세 분에게 좀 유연하게 대처하고 의견을 나누셔서 반드시 단일화 협상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해달라 부탁의 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후보 역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을 생각하면 어떤 상황에서든지 분열의 모습을 보여 드려서는 안 되었고, 힘을 합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이라며 "저의 마음은 지금도,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보선에서 야권이 진다면, 정권교체는 물론 대한민국이 불공정국가, 특권국가로 가는 것을 결코 막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심판하기 위해서는 이겨야 하고, 이기기 위해선 야권이 힘을 합쳐야 했기에, 후보 단일화와 야권 연대를 먼저 제안하고 금태섭 후보와의 단일화도 흔쾌하게 수용하며 지금까지 일관되고 진정성 있게 단일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서로 '나로 단일화돼야" 신경전도 치열
안철수 "네 당 내 당 안 가리고 전략적 선택해야"
오세훈 "시간 흐를수록 젊은층 지지도도 오를 것"
다만 두 후보는 야권 단일 후보로는 자신이 선출되어야 한다는 점도 각자 주장했다. 안 후보의 경우 상대적으로 약한 당 조직력을 상쇄하기 위해 "네 당 내 당 가리지 말자"고 했고, 오 후보의 경우 안 후보에 비해 약한 젊은층 지지도에 대해 "정치적 공백이 길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지지도가 오를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저는 야권이 취약한 20, 30대, 그리고 중도층, 무당층에서 민주당 후보보다 더 지지가 높은 유일한 야권 후보다. 제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어 승리하면, 야권의 지지층이 20대, 30대, 중도층, 무당층까지 넓혀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과 야권 지지자'를 콕 집어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진정한 목적은 '내년 정권교체를 위한 선거'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자신의 야권 지지층을 구조적으로 넓힐 후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철수를 선택하시는 것이 더 큰 국민의힘을 만드는 길이자, 국민의힘을 정권교체의 중심에 설 수 있게 만드는 길"이라며 "네 당 내 당 안 가리고 시장선거 승리는 물론이고 대선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야권 후보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지금의 정치 환경과 구도가 명쾌하게 설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오세훈 후보는 20~30대 젊은 층에서 안철수 후보에 비해 지지도자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정치적 공백이 좀 길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제가 정치적 공백 기간이 좀 길었기 때문에 저를 잘 모르시는 젊은 분들도 꽤 계실 걸로 믿는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지지율이 그쪽에서도 좀 더 올라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제가 내놓은 공약이나 그동안 제가 걸어왔던 길을 보시면 훨씬 더 젊은층이 지지할 만한 공약이 (많고), 제 정치적인 원칙이 훨씬 더 아마 젊은이들한테 어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측은 파행을 겪었던 실무협상단 회의를 이날 오전 재가동한다. 두 후보가 직접 합의한 비전발표회 역시 당초 일정보다 하루 늦어지긴 했지만 이날 오후 예정대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