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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勞-勞 갈등 "2년간 867시간 파업하더니 또 파업인가"


입력 2021.03.30 09:56 수정 2021.03.30 10:23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고용환 새미래 노조 위원장 "노사 감정대립 멈추고 임단협 타결해야"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노동조합 내부적으로도 교섭대표노조 집행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과 없는 파업으로 현장만 혼란스럽게 할 게 아니라 조속히 임단협을 타결하고 순환휴직 등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르노삼성 내 소수노조인 ‘새미래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새미래 노조)’을 이끄는 고용환 위원장은 3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교섭대표노조는 2018년과 2019년 교섭 당시 도합 867시간 파업으로 현장 혼란을 초래하고도 임금 동결이라는 초라한 결과만 냈다”면서 “올해도 교섭대표노조는 간부 파업 등으로 회사를 파업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미래 노조는 대표노조와 사측이 무의미한 감정 대립을 중단하고 조속히 교섭 타결에 힘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상황과 모기업인 르노그룹의 비용절감 움직임을 감안하면 임금 인상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순환휴직으로 인한 조합원들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 위원장은 “지금 대표노조와 사측의 분위기는 감정대립에 가깝다”면서 “대표노조는 현장 정서를 무시한 채 자신들이 내놓은 요구안만 밀어붙이고 있고, 회사는 회사대로 강경한 입장이라 교섭이 지지부진하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교섭이 안되니 당장 중대 현안인 순환휴직과 관련해서는 대표노조가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양측이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고 접점을 찾아서 하루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은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의 일환으로 지난달 28일까지 희망퇴직을 진행했으며, 이달 16일부터 5월 31일까지 270명의 근로자에 대해 순환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특히 대표노조의 파업 움직임을 경계했다. 대표노조는 현재 조합 간부들을 중심으로 지명파업, 부산광역시청과 회사 내 천막농성, 전단지 배포 등을 통해 임단협 요구안 관철을 주장하고 있다. 새미래 노조는 대표노조의 이같은 움직임이 조합원 전체 파업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사전 작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지난 2월 2일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에서 찬성률은 57.0%로 과반수를 조금 넘기는 초라한 결과를 냈다”면서 “지금 현장에서는 대표노조에 아무 기대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2년간 파업에도 아무 결과물을 내지 못했는데 현 상황에서 파업이 무슨 소용이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표노조의 큰 결단이 있어야 지난해 임금협상이 마무리되고 순환휴직 문제도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르노삼성 내에는 4개의 복수노조가 설립돼 있다. 대표노조인 르노삼성 노조에 가장 많은 1900여명이 소속돼 있고, 새미래 노조가 120여명으로 두 번째로 인원이 많다. 그밖에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르노삼성지회와 영업서비스노조에 각각 40여명이 속해 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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