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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코로나 위기서 빛난 1등의 영업력


입력 2021.04.02 06:00 수정 2021.04.01 11:16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입 1조4839억…전년比 63%↑

순익 성장은 기대 못 미쳤지만…본업 경쟁력은 '굳건'

국내 5대 손해보험사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입액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삼성화재가 온전히 보험 영업을 통해서만 벌어들인 현금 규모가 1년 새 5000억원 넘게 불어나며 1조5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 보이는 실적은 개선됐지만, 막상 보험 사업만 놓고 보면 돈벌이가 예전만 못해진 경쟁사들의 현실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혼란 속에서, 국내 1위 손해보험사 타이틀을 굳건히 지켜 온 삼성화재의 저력이 더욱 빛나고 있다는 평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국내 5대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기록한 순유입 금액은 총 5조6695억원으로 전년 대비 13.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기업의 본업인 상품 판매에서 발생한 현금의 유·출입을 보여주는 항목이다. 상품 영업에서 거둬들인 돈을 투자 또는 재무활동에서 오고 간 현금과 구분해 보여줌으로써, 기업의 실질적인 현금 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게 해 준다. 보험사의 경우 상품을 판매해 벌어들인 보험료 수입에서 지급한 보험금과 사업비 등을 뺀 액수가 핵심이다.


손보사별로 보면 삼성화재의 영업력 개선이 가장 눈에 띄었다. 삼성화재의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입액은 1조4839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63.1% 급증하면서 조사 대상 손보사들 가운데 최대를 나타냈다.


반면 다른 손보사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대부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DB손보는 1조2432억원으로, 현대해상은 1조2192억원으로 각각 43.4%와 10.6%씩 해당 금액이 줄었다. 메리츠화재의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입액도 3485억원으로 66.0%나 감소했다. 그나마 KB손보의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입 액수가 1조3747억원으로 28.3% 늘며 삼성화재의 뒤를 이었다.


삼성화재는 최근 잇따라 진행된 실적발표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손보업계는 코로나19로 고객들의 병원 방문이 줄고 교통량이 감소하면서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는데, 삼성화재만큼은 그 폭이 상대적으로 뒤쳐진 탓이었다.


실제로 삼성화재가 지난해 거둔 당기순이익은 757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3%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빅5 손보사 중 삼성화재를 제외한 나머지 4개사의 당기순이익이 1조465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1.9%나 늘어난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그치는 증가율이었다.


하지만 보험 영업에서 거머쥔 돈만 따로 들여다보면, 지난해 손보업계 영업의 최종 승자는 역시 삼성화재였다. 결국 다른 손보사들의 순이익이 더 빠르게 불어난 배경에는 투자 확대나 자산 매각 등 영업 외적인 요인을 통한 이익 확대가 상당 폭 자리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보험업계의 전통적인 상품 판매 방식인 대면 영업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삼성화재의 영업력에 더욱 힘이 붙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손보업계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보험 판매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회사 규모에 따른 영업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보험설계사를 직접 마주하기보다 비대면으로 상품에 가입하려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판매자 개인의 역량 못지않게 브랜드와 신뢰도 등 회사의 내재된 가치가 영업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중소형 보험사 입장에서는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한층 깊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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