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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부상 속 발톱 드러냈던 ‘커터 마구’


입력 2021.04.26 11:50 수정 2021.04.26 13:49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4회 2사 후 둔부 통증으로 자진 강판 요청

우타자 바깥쪽 공략하는 구질 '난공불락'

류현진. ⓒ 뉴시스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34)이 갑작스런 부상으로 자진 강판을 결정했다.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각)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3.2이닝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4회 2사까지 순항하던 류현진은 마르고에 중전 안타를 내준 뒤 몸에 불편함을 느낀 듯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을 반복했고, 결국 더그아웃에 신호를 보내 교체를 요청했다.


경기 후 토론토 구단은 “가벼운 오른쪽 둔부 통증으로 교체됐다”며 류현진의 현 상황을 알렸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경미한 통증이다. 부상자 명단에 올라야하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현진 역시 “내일부터 평소와 똑같은 스케줄로 준비할 것 같다. 일단 공을 10~15개 정도 불펜에서 던지며 점검한다”라고 말했다.


부상으로 인한 조기교체가 아쉬웠지만 이날 류현진은 완벽에 가까운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특히 3회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았던 얀디 디아즈를 상대로 던졌던 4구째 커터는 마구와 다름이 없었다.


류현진은 3회 첫 타자 프란시스코 메히아를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고, 케빈 키어마이어에게 중견수 방면 안타를 허용했다.


디아즈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던 4구째 커터. ⓒ mlb.com 캡처

그리고 마주한 얀디 디아즈에게는 철저한 바깥쪽 공으로 승부했다. 88마일 포심 패스트볼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류현진은 2구째 높은 커터로 눈을 속였고, 다음에는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서 멀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파울을 유도해냈다.


4구째 커터는 앞선 78마일 체인지업보다 약 6마일(약 9.6km) 빠른 커터였다. 특히 이 커터의 궤적이 일품이었는데 바깥쪽으로 빠지는 듯 하다가 스트라이크존 바로 앞에서 휘며 들어왔다. 이에 심판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고, 꼼짝 못한 디아즈는 그대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올 시즌 우타자를 상대로 매우 큰 위력을 발휘하는 투구 패턴이 연출된 장면이었다. 류현진은 자신의 주무기인 커터와 체인지업을 앞세워 바깥쪽 낮은 코스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반대 궤적을 그리는 두 구질은 스트라이크존을 경계로 넣고 빠졌다를 반복하고 있으며 정교한 제구와 맞물리며 공 1~2개 차이로 타자들 눈을 현혹시키고 있다.


이 코스 공의 위력이 대단한 이유는 또 있다. 떨어지는 공인데다 낮게 깔려오다 보니 우타자 입장에서는 방망이를 내밀어 맞춰도 내야 땅볼에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갑작스런 부상으로 마구에 가까운 구질을 좀 더 볼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던 탬파베이전이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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