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代 이은 삼성가의 ‘사업보국’…떠난 이건희 회장이 남긴 ‘위대한 유산’


입력 2021.04.28 12:41 수정 2021.04.28 13:22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

"문화유산 보존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

고인 뜻 기려 의료분야 1조원 기부, 문화재 등 기증

이건희 삼성 회장.(자료사진)ⓒ삼성전자

생전에 국가경제를 이끌고 사회에 공헌하며 ‘사업보국’(事業報國)에 평생을 바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별세 이후에도 우리 사회에 많은 것을 남기며 마지막까지 자신의 경영 이념을 실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28일 사상 최대의 상속세 납부 계획과 함께 이 전 회장의 유산 중 일부를 의료 공헌 및 미술품 기증 등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에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유족 측은 밝혔다.


가장 큰 사회적 위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7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과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가 설립된다.


또 이 전 회장의 유산 중 3000억원은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려 고통을 겪으면서도 비싼 치료비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쓰인다.


이는 평소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라고 역설하던 고인의 뜻을 반영한 것이다.


이 전 회장이 개인 소장하던 고미술품과 세계적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 근대미술 작품 등 1만1000여건, 2만3000여점도 국립기관 등에 기증된다.


여기에는 국보, 보물, 문화재, 유물, 고서, 고지도 등도 다수 포함된다. 고인이 아니었다면 해외로 유출됐을 우려가 있었던 문화자산 보존은 물론 국민의 문화 향유권 제고 및 미술사 연구 등의 측면에서 가치 있는 일이다.


생전에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했던 고인의 뜻과도 일치한다.


이건희 회장(앞줄 가운데)이 지난 2011년 7월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제123차 IOC 총회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데일리안 DB

이 회장은 생전에도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며 국가 경제 및 고용에 이바지한 것과는 별개로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재계에 귀감이 돼 왔다.


2002년 7월 국가 차원의 우수인력 양성을 위해 설립한 국내 최대규모의 장학재단인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이 대표적이다. 장학재단에는 이 전 회장이 1300억원을 내놓은 것을 비롯해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00억원, 삼성 계열사 2100억원 등 총 4500억원이 출연됐다.


여기에 사망한 이 회장의 막내딸 윤형 씨의 재산을 포함해 이 회장 일가가 추가로 기부해 총 8000억원의 기금이 조성됐다.


이 전 회장은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에 주어진 또 다른 사명으로 여기고 이를 경영의 한 축으로 삼도록 했다. 이에 삼성은 국경과 지역을 초월해 사회적 약자를 돕고 국제 사회의 재난 현장에 구호비를 지원했다.


특히 지난 1994년 삼성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켜 조직적으로 전개해 왔으며, 특히 기업으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첨단장비를 갖춘 긴급재난 구조대를 조직해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맹인 안내견 등 동물을 활용하는 사회공헌도 진행하는 다양한 활동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이 회장의 경영철학은 임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매년 연인원 50만명이 300만시간 동안 자발적으로 고아원과 양로원 등의 불우 시설에서 봉사하고 자연환경 보전에 땀 흘리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스포츠 외교에도 힘쓰며 우리 스포츠계 발전과 세계적 위상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스포츠를 국제교류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촉매제로 인식하고 기업인도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론을 가져왔다.


이에 삼성이 1997년 올림픽 톱 후원업체로 자리 잡았고 본인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역임하는 등 한국의 글로벌 스포츠 발전 공헌에 일익을 담당했다.


특히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꾸준히 스포츠 외교 활동을 펼쳐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이 아시아 최초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금도 삼성의 사회공헌이 재계의 기준점이 될 정도로 이건희 전 회장이 사회공헌 분야에 남긴 족적은 크다”면서 “고인의 마지막 유산까지 우리 사회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사용되면서 ‘사업보국’에 평생을 바쳐 온 고인의 일생이 아름답게 마무리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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