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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윤석열…5.18메시지로 '잠행 피로감' 씻어낼까


입력 2021.05.17 13:57 수정 2021.05.17 13:58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3월 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첫 메시지 "5.18 현재도 진행중"

'反文전선' 드러내며 野지지층에 청량제…망월동 참배 계획

향후 尹지지율 추이 주목…여권 "민주주의 정신 아나" 견제

윤석열 검찰총장이 3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잠행을 이어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계 입문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윤 전 총장은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언론을 통해 "5.18은 현재도 진행중인 살아 있는 역사"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긴 침묵을 깼다. 윤 전 총장이 현안과 관련해 공개입장을 밝힌 건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한 마디'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범야권 대선 지지율 선두주자가 내놓은 메시지인 만큼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에선 "반(反)문재인 노선을 확실히 해둔 것", "정치권 등판이 임박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지지층에 청량제 같은 발언"이라는 등 윤 전 총장을 향한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 있는 역사다. 어떠한 형태의 독재와 전제든 이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는 문장은 문재인 정부를 정면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윤 전 총장의 또 다른 키워드인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도 마찬가지다. 표면적으론 평소 윤 전 총장이 강조해온 헌법정신을 되새긴 발언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법치 파괴를 지적한 매서운 칼날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이번 공개 메시지는 길어진 잠행에 따른 여론의 갈증을 해소하는 차원의 '중간 메시지' 성격도 있다. 윤 전 총장 주변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본인도 지지층의 갈망을 파악하고 있고, 침묵이 길어지면 피로감이 커진다는 점도 알고 있다고 한다. 향후 광주 북구 망월동에 있는 민족민주열사 묘역을 참배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5.18 발언' 두고 여야 설전…"운운할 자격있나"vs"진보진영 특허냐"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5.18발언을 두고 여야 설전이 벌어졌다. 여권에선 윤 전 총장이 5.18을 헌법정신 파괴로 규정하는 동시에 '현재진행형'이라고 언급한 것에 "그 정신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발끈했다. 야권은 "5.18 민주화 운동은 민주당과 진보진영만의 특허물이냐"고 반박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전 총장을 '윤석열씨'라고 지칭하며 "직전 검찰총장으로 검찰개혁에 저항하다가 사표를 낸 사람이 5.18정신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5.18 민주주의 정신을 제대로 아는가"라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5.18 영령들이 윤석열의 반민주적 반검찰개혁을 꾸짖지 않겠는가.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라. 5.18 영령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어쩐지 정치와 민주주의 이런 종목에는 안 어울리는 선수 같다. 차라리 UFC가 적성에 맞을 것 같은 이미지"라고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5.18 민주화 정신을 계승한다는데 왜 화를 내고 비난을 쏟아내는 걸까"라며 "개념 없이 이유 없이 무조건 치고받고 싸우는 정 의원이야말로 정치 말고 UFC가 딱"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5.18 계승은 정 의원만의 독점물인가, 5.18은 민주당과 진보진영만의 특허물인가"라며 "더 많은 국민이 더 자주 5.18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게 싫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도 "5.18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행위가 5.18 정신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5.18정신은 민주주의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의 것이다. '문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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